영화바톤을 받고 달려라

포스팅 이전에
바톤일까, 바통일까, 원래 단어는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궁금해서 사전을 보니 baton[bǽtn]이네요.
남가주에서 한 5년쯤 살다온 척 하려면 ‘뱉.은.’이라고 해야 할 듯.

‘뱉.은.’ 받고 달려봅니다..... 배른? 비야른?

1. 가지고 있는 영화 갯수

VHS 테이프 450개
DVD 100개
어둠의 경로 태생의 씨디가 10여개, 하드에 10여개

2. 최근에 산 영화

엊그제 처음으로 구입한 ‘중고’ 디비디, <쥬랜더>와 <아메리카의 밤>.
<쥬랜더>는 할인시기를 놓친 이후 전 매장 품절 상태. 어쩔 수 없이 게시판 장터에서 중고 구입.
이히, 재밌겠다, 재밌겠다.

3. 최근에 본 영화

스타워즈 EP 4,5,6,1,2 ... 극장에서 EP3를 보기위해 복습.
사랑은 비를 타고 ... 비가 오길래.

4. 즐겨보는 영화 혹은 사연이 얽힌 영화 5편은?

같은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나 이하는 두세 번씩 본 영화.

1) 오즈 야스지로 <동경이야기>
이 영감은 맨날 딸 시집보내는 이야기로 먹고살았구나 싶었는데
그 동일한 영화 패턴을 알면 알수록 깊이가 느껴진다. 무서운 영감 같으니.

2) 수오 마사유키 <쉘 위 댄스>
오즈 야스지로의 따라쟁이 수오 마사유키.

이 영화에 나오는 가발 쓴 아저씨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축구선수 기타자와 닮았다는 얘기 이후 최악이었다.

3) 곽경택 <억수탕>, <친구>
‘노스탤지어계의 본좌’라 칭할 만한 곽경택의 영화들은 열린 마음으로 감상하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닫힌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되면 -코드가 맞질 않으면- 이렇게 똥구멍으로 영화를 본 듯한 평이 나오기도 한다.
안타깝다.

곽경택의 일련의 영화들이 마초적이고, 지배적인 남성성이 과대 분출하는 식으로 평가되긴하나
저변을 들여다보면 그의 영화는 부단히 소통하기를 갈망하고, 주류에 편입되고자하는 강한 욕구를 표출하는, 세련되지 못한 마이너 감성의 복합체라는 생각이 든다.

곽경택-황기석 조합의 그림을 확인하는 것은 왕가위-크리스토퍼 도일조합만큼이나 ‘간지 나는’ 구석이 있다. 곽경택 영화들의 그림들을 주르륵 다시 보면 확실히 좋을 것 같다.

# <친구>를 퀴어 영화의 편에 두고 본 적이 있는가.
나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는 놀라운 일이었다.

...내가 내놓는 가설은 ‘준석을 사랑한 동수’다. 뭐, ‘준석을 좋아한 동수’, ‘준석을 동경한 동수’든 각자의 취향에 맞게 취하길 바란다. 아무튼 이 가설의 근거는 이러하다. 먼저 동수가 진숙이 방에서 나갈 때 쳐다보는 장면, 여기서 동수는 진숙이 나가는 것을 보았다고들 하지만 진숙을 보았다기 보다는 ‘준석이 진숙을 불렀기’ 때문에 시선을 주었다는 것이 더 개연성있는 말이다. 또 화장실에서도 진숙을 왜 상택에게 넘겼냐?고 투덜대는 것이 아닌 ‘상택에게 왜 그렇게 잘해주냐?(상택이한테 와그라노?)’. 나는 너의 친구가 아닌 단지 ‘시다바리’냐고 항의하는 것이다. 동수가 준석이 나간 후 “죽고 싶냐”는 준석의 말을 따라하며 거울을 보는 것(라캉이 어쩌구....)도 준석과 동일시되고 싶은 마음을 나타낸다. 동수는 준석에게 열등감과 동경, 우정, 사랑이 복합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준석에 대한 동수의 마음이 잠깐잠깐 나타나는 장면은 준석父의 장례식후 동수가 준석에게 손을 내밀어 꽉 잡은 것, 파가 갈린 후 준석과 마주칠 때마다 준석에게 신경질적인 태도로 대하다가 준석이 저만치 사라지면 짓곤하던 표정들을 찾아볼 수 있다.....(2001년 모대학 발행 잡지 중에서)

말미에 ‘누가 이런 생각에 공감하겠는가’라고 쓰여져 있지만 난 공감.

4) 페데리코 펠리니 <길>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인간의 희노애락을 표현함에 있어 <길>은 ‘종합선물셋트’라 할 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내가 코스프레 같은 걸 하게 되면 말이야....
웃통 벗고, 쇠사슬 목에 두르고 잠파노 복장을 하고 나타나고 싶어.’
라고 한 적이 있다.

남들보다 뾰족한 찌찌가 부담스럽긴 해.

5) 브래드 피트 <가을의 전설>
이건 유일하게 사연이 있는 영화.
개봉당시 소개팅에서 만난 여인과 같이 보기로 약속을 했건만 이 여자, 약속시간에 나오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 날 온몸에서 육수가 분출되는 가운데 명보극장 앞에서 2시간을 기다렸나보다. 삐삐도 드물었던 시절.

오씨엔에서 그렇게 틀어대도 보기 싫은 영화.

5. 바톤을 넘겨받으실 다섯분
바톤 안 넘길 테니 덧글이나 많이 ‘달아주셈’
요즘 덧글 흉년이예요. (성격이 소심하여 삐짐)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썼는데, nipple님 괜찮았나요? 이히히히-힛.
by 지루박 | 2005/06/09 10:38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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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yle at 2005/06/09 10:50
허-억 기타자와 기타자와 기타자와(중얼중얼...)
정말이지 안 좋은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리고 <친구>에 관해서라면 저도 그런 생각했는 걸요. 상당히 뻔하게 드러났는데...
Commented by nipple at 2005/06/09 10:51
나름대로 음반만큼은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절반도 못미치네요. 흑..그건그렇고 패대기치고 페리카나..감독 영화는 한 번 봐야겠어요! 부담스러운 젖꼭지가 궁금...♡

아참, 국어사전에 의하면 표기상 '바통'이 맞대요. :-]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5/06/09 10:56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동경이야기>는 다시 보고 싶네요.
결국 영화표 날렸나요? 가을의 전설.....
Commented by 소금인형 at 2005/06/09 10:57
가을의 전설....봤어도 기억이 가물가물
친구 때문에 조폭들이 들끓는(?) 세상이 돼었다고 탓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너무 재밌게 봤었던 영화에요...여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남자들의 얘기여서 인가
Commented by 푸무클 at 2005/06/09 11:01
영화관 간지가.. 어언..2달이 되어가고 있는 거 같아요..=_ =
오랫만에 들렸습니다. rss에서 지루박님 보고 반가워서 달려왔어요..
잘 지내셨죠? ^^
Commented by 너구리 at 2005/06/09 13:30
페데르코 펠리니 <길>은 언젠가 시간나면 봐야지 리스트에 올려놓은 영화로군요.. 후배가 몹시 추천을 해서 무슨 영화인가 궁금도 하고..
Commented by jinawithj at 2005/06/09 14:36
*잘만킹이 언급되서 말인데 많은 이들이 '나인하프위크'(미키루크가 나온다는 이유로)를 그의 작품으로 알고 있어서 안타깝다는-_- 저를 성에 눈뜨게 해준 '에드리언 라인'감독의 알흠다운 영환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레드슈다리어리'에 우리 멀더 오빠 '데이빗 듀코브니'가 등장했던 것 기억하세요?(결국 다 봤단 소리-ㅅ-;)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5/06/09 21:22
바람 맞추는 소개팅녀 "따위"들은 저주를 받아 마땅해...흙흙흙 ㅜㅜ (동병상련인가?!)

개인적으로 곽감독 영화는 이상하게 안 땡겨요. 왜 나는 저 사람 영화가 재미없을까?
지사마 말마따나 열린 마음으로 보지 못해서?

뭐니뭐니해도 나는 박찬욱.
Commented by fish at 2005/06/09 21:36
‘뱉.은.’안받고 덧글에 동참!
사실 영화좋아하고 많이보고 수집도 많이 했는데....
그 좋아하는 스타워즈를 아직까지 못보고 있답니다. ㅠㅠ
요즘 좌절모드예요. 흑흑...
Commented by 접촉불량 at 2005/06/10 00:11
스타워즈는 이전 에피소드들을 안 보니까 도무지 볼 맘이 안 생겨요;ㅠ
막 화려하다던데... 쩝. 아는 영화가 거의 없는지라 ;; 짧게 쓰고 갑니다
Commented by purple at 2005/06/10 00:55
와일드오키드랑 투문정션이 잘만킹이 맞나요? 여하간 어린나이때 콩닥콩닥하며 감상한 기억이..ㅋㅋ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5/06/10 11:01
kyle님// 앗, 뻔하게 드러난 부분이었나요? 쑥쓰...

nipple님// 음반은 가격대가 높아서 쉽사리 구매하기가 어려운데 비디오는 청계천에서 5~6장에 1000원에 산 것이 태반이고, 디비디의 경우 할인판은 싸니깐 빌려보느니 그 가격에 구매를 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아우라님// 영화표는 그때 미리 끊어놓질 않고 마냥 기다리던 중이라 표를 날려먹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나마 다행이죠.

소금인형님// 전 ‘대부’는 엄지손가락 쳐들고 따봉~하면서 ‘친구’는 가볍게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이 미워요. 그쵸? 재밌었죠?

푸무클님// 저도 어언 두달만에 영화관에 다녀왔어요.(‘아무도 모른다’이후 처음이네요.) 엊그제 드디어 컴백하신 걸 확인했는데 적당히 덧글 쓸 곳이 없어서 티는 못냈네요.^^ 마음 편히 가지시고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원래 나이 들면 힘든 일들이 많이 생기는 법! 히힛.

너구리님// <길>도 좋구요, 펠리니 영화 중에 <8과 2/1>도 좋아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5/06/10 11:02
jinawithj님// 앗, 그렇군요. 저도 몰랐어요. 나인하프..도 당연히 킹형 감독인줄로만 알고 있었어요.(검색해보니 ‘제작’이네요.) 레드슈다이어리시리즈는 몇개의 에피소드가 있는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보고 나서 '이 형 영화는 맨날 이런식이네.’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요. 잘만 킹 영환 소녀들이 참 좋아했었죠. 3류극장에 교복녀들이 벅적벅적..

꿈의대화님// '친구'를 좋아할 지언정 ‘곽경택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죠. 박찬욱 영화는 좋긴 한데 제 기준으론 너무 ‘멋져서.’너무 멋져서 동정이 안가는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요. 극히 개인적인 편견입니다요...

fish님// 전 어제 밤에 결국 보고 왔어요. 주말쯤에 서울에서 한 번 더 볼 예정인데... (디지털 화질이 어떤지 보려구요.) fish님도 시간내서 꼭 보세요.

접촉불량님// 접촉불량님은 영화보단 음악 쪽에 조예가 깊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스타워즌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죠. 전 매니악하게 좋아하는 쪽은 아닌데 보고 있으면 돈값은 하네라는 생각이 들어요.

purple님// 오, 잘만 킹파! 비공식적인 저만의 통계에 따르면 잘만 킹 파들이 예술가 계열이 많아요. purple님도 그쪽 계열!
Commented by marlowe at 2005/06/10 23:13
'친구'의 평론(은 물론 아니지만) 중에 절정은 마지막 p.s.이군요.
Commented by mahoyang at 2005/06/11 01:05
아하하하하하 기타자와;;;;;;영화 참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수집이 취미인 줄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많군요+_+ 에피소드3땜에 저도 다시보기 중이랍니다-역시 좋아요 -_ㅠ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5/06/11 13:19
marlowe님// 전 p.s의 문장이 도대체 무슨말인가하고 몇번씩이나 읽어봐야했어요.

mahoyang님// 갯수만 많을 뿐 남들이 탐낼만한 영화는 별로 없어요. 스타워즈EP3, 예상보다 훨씬 좋더군요.
Commented by Layner at 2005/06/12 11:30
저는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경운 거의 없어서 사연이 있는 영화나 생각해봐야겠는데요. (그런게 있었던가?)
덧글흉년...서로 품앗이라도 하는 건 어떻습니까?...^^;
Commented by yzma at 2005/06/12 21:55
저두 영화에는 저런 사연이 별로....
감성이 무척 풍부하신 분이라고 해야할까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5/06/14 13:07
Layner님// 전 영화는 본의 아니게 다시 보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품앗이, 좋죠!

yzma님// 저도 영화에 대한 사연은 별로 없는데.. 부끄럽군요.
Commented by 나무 at 2005/07/02 09:02
영화에 대해선 굉장히 편식쟁이[?]여서...아하하하
첨들어보는 영화들이 많네요...히히히
영화가 무지 보고파지는 토요일이에욥...쿄쿄쿄...^^V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5/07/04 11:51
나무님/ 오랫만이네요.. 저도 편식하긴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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