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본 영화(2)

트루 로맨스
토니 스콧의 기본 결말 외에 DVD의 부록 디스크에서는 각본을 쓴 쿠엔틴 타란티노의 결말을 볼 수 있는데,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영화 스타일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 같다. 역시 토니 스콧스럽고 쿠엔틴 타란티노스러운, 생긴 대로의 결말. 개인적으론 타란티노쪽의 것이 맘에 들어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돈을 벌고 본전을 찾아야 한다는 쪽이면 역시 토니 스콧 승!

하와이, 오슬로
지난봄이었나, 서울의 극장들과 KBS가 사상초유의 TV, 극장 동시 상영이라는 무슨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그중의 한 작품. 그 때 한 작품도 본 게 없었는데 지난 주말에 ‘토요명화’에서 이 작품을 우려먹기용으로 또 해줬다. 예지몽을 가진 한 사람의 주변으로 관련 없던 여러 인물들이 점차 관계를 맺고, 교차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몇몇 영화에서 본 듯도 하다. 흥미 있는 이야기였고 영화의 때깔이 참 고왔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맨날 뱃놀이만 하는 줄 알았는데 영화도 참 잘 만드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fox에서 정식으로 출시된 것도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건 DMS라는 의문의 회사에서 나온 저가 리핑판이었다. 오랫동안 장식장에 꼽혀있었으면서도 여태까지 정식판으로 알고 있었다. 아마도 ‘몇 개에 얼마’하는 행사를 이용해서 끼워 넣기로 구입한 것 같은데 이제 이런 구매행위는 자제해야겠다.
초딩스런 문장은 둘째치고 자기 영화에 이렇게 부정적인 평을 써놓는게 어딨담. 게다가 사망을 기념한다는 말을 쓰나??

그리고, 아무리 리핑판이지만 해설은 좀 성의 있게 쓰면 안될까? 아님,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해서 짤막하게 정리가 잘 된 평을 찾아내던지. 경리 아가씨가 영화 평까지 써야만 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 감지되어 눈물이 천제연폭포.

사장님, 접대비 줄이고 직원한명만 더 뽑으세요.

원스어폰어타임인 아메리카
예전에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영화 3편’같은 릴레이 문답을 본 것 같은데,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대부’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꼭 가져가게 될 것 같다. 인생 최고의 감동을 받은 영화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지만 무인도에서 두고두고 반복해서 봐도 질리지 않을 영화라면 갱영화가 최고다. 대부는 2편도 좋지만 1편, 원스어폰.. 아메리카, 그리고 마지막은 일본산 포르노 한편.
이 세편 들고 가면 무인도에서도 살만 하겠다.

캣츠 아이
스테판 킹의 원작의 옴니버스 영화. 고양이의 로드 무비라 해도 될려나. 고양이의 발걸음을 따라 3개의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그중 마지막의 벽속에서 괴물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제일 좋았다. ‘드류 바리모아’의 앳띤 모습도 귀여웠던데다, 괴물을 이용한 특수효과도 마음에 들었다.
바리바리 뭘 모은다는 건지

고양이의 연기력은 정말 절묘하고, 뛰어났다. 촬영진들, 고양이의 행동과 표정 잡아내느라 애 좀 먹었을 것 같다.

식신
서울 부모님 집에는 구입해 놓고도 아직 원주로 들고 오지 않은 비디오테잎들이 몇 개 있는데 전부 주성치 영화들이다. 여동생이 주성치를 좋아해서 보고 싶을 때 보라는 생각도 있었고 할 일이 없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그대로 두고 왔는데 서울에 올라간 주말에 한건했다. 식신은 주성치 영화 중에서도 최고로 재밌다. 처음부터 끝까지 옆길로 새지 않고 이렇게 웃음에 충실한 영화가 있다니. ‘소림사 18동인’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이다. 10년이 지나도 어색하지 않은 코메디.

근데 부모님이 안 계신 집에 들어와 할일이 없어서 비디오를 봤다는 건 신혼부부의 도리가 아닌 듯 하구나.

바그다드의 도둑
EBS의 일요 시네마에서 방영한 1940년대에 만들어진 스펙타클 어드벤처 무비. 그 시대의 영화적 기술에 비하면 상당한 것이었겠지만 지금에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날아다니는 말이나 양탄자의 어색한 움직임은 봐줄만 하지만 날아가는 요정 지니의 장난감 모형에는 폭소. 하지만 나 이런 영화 너무 좋아해. 비웃는 게 아니라 너무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났다.
사진으로 찍으니 별로 안어색하구나. 미안

알츠하이머 케이스
이것도 작년에 KBS-극장 동시상영 행사 때 해준 것. 재탕쟁이 KBS같으니.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합작 영화.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 킬러의 이야기로 분위기가 암울하고 착찹한 게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스토리라면 헐리우드식으로 긴장감을 조성하고 킬러의 인간적인 면을 한껏 부각시켜도 꽤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제 3국의 영화라고 항상 만족스럽진 않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공만 차고 노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영화도 잘 만드네.
by 지루박 | 2006/04/02 15:06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18)
트랙백 주소 : http://xirupark.egloos.com/tb/129728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4/02 15:08
캐츠아이 보셨군요. 전 개인적으로 '금연주식회사' 테마가 제일 좋고, 벽장 이야기가 가장 진부하던데 말이죠.
드류양이 너무 귀여워서 정신없이 보긴 했지만. ^^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4/02 16:14
제니퍼 코넬리와 드류 베리모어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릅니다.
둘 다 성인 연기자로 성공하였지만, 그래도 그 때가 제일 좋았어요.
(문근영이 어떻게 커갈지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04/02 16:15
원스어폰어 타임인 아메리카 DVD가지고 있어요!! 룰룰루...
저는 왜 대부보다 그 영화가 더 재미있던건지. ㅋ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좀 찌질하다 보니...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02 19:17
ArborDay님/ 영화를 보게된 동기가 오로지 바리모아양이었기 땜에 그랬을지도 몰라요. 여하튼 3번째 에피소드가 전 좋았어요. 물론 금연 주식회사도 좋았구요.

marlowe님/ 아아..근영양은 더 이상 나이를 먹으면 안되요. 불로장생한다는 인어고기라도 먹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니퍼 코넬리는 코팅책받침 3대천왕 이후 최강의 배우였어요. 뒤늦게 보긴 했지만 라비린스와 페노미나에서의 자태를 잊지 못합니다. 아, 매력 질질.

꿈의대화님/ 저도 구매한 DVD로 봤어요. 룰루...
원스어폰..은 편집의 묘미가 있어서 항상 새로워요. (찌질하시다뇨..)
전 갱 영화가 왜이리 좋은지 모르겠어요. 꿈의대화님이 미워하시는 곽경택의 '친구'도 너무 재밌게 봤죠.^^
Commented by 1mokiss at 2006/04/02 22:23
식신 최고!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4/03 09:28
이번엔 트루로맨스와 식신. 나름 기쁩니다.하하.
트루로맨스가 크리스챤 슬레이터 나오는 영화지요? 아니면 어쩌나....
졸면서 본 영화라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근데 줄곧 느낀거지만 영화 많이 보시네요. 부럽습니다.

Commented at 2006/04/03 11: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오리대마왕 at 2006/04/03 11:25
식신 최고!!
Commented by punctual at 2006/04/03 16:04
밖에 나갈 약속이 있었는데 "바그다드의 도둑"을 보게되어..정말 녹화하고픈 충동이 마구마구 들더군요.
너무 재미있었는데..(녹화가 가능한 기기가 없어서..ㅠ.ㅠ)

(원숭이가 왜 사람이 됬어요?-알라딘을 미리 본 아들넘이- 하는 아들넘과 재미있게 볼수 있었는데..)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03 18:09
1mokiss님/ 맞습니다. 식신이 최고예요. 서유기보다, 소림축구보다도.

석양무사님/ 트루로맨스는 저도 첨에 볼 땐 졸면서 본 기억이 있네요. 다시보니 더 흥미롭더군요

비공개님/ 옆에 있으나 없으나 제 할일 하는 커플이라 서로 신경 안쓰는.... 건 아니고 수-금은 와이프가 서울에 있는 관계로 자유의 시간(!)이 많아요. 게다가 제가 드라마나 쇼프로를 거의 안봐서 오로지 집에서 할 거라곤 책과 영화보기가 전부.^^

오리대마왕님/ 아, 식신의 팬들이 많군요. 역시 주성치 영화 중에서 최고봉이라 할 만해요.

puctual님/ 엇, 어제 녹화해놓은 것을 삭제했는데...
전 하드 내장형 TV를 장만한 이후에 TV영화를 너무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돈 잘 버시는(히히) puctual님도 텔레비젼 새로 하나 사시죠. 지르세요~ 스크린, 프로젝터는 저한테 넘기시고...
Commented by punctual at 2006/04/03 18:53
(무리해서) TV 산지 얼마 안됩니다...산가격에서 한 200만원싸게 요즘 파는거 같던데....ㅠ..ㅠ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04 16:27
저희 집 것도 마찬가지입니다...ㅠ..ㅠ
Commented by EYES at 2006/04/05 22:43
영화도 유명하지만 ost가 너무나 유명한 원스어폰어 타임인 아메리카--> 애니오 모리꼬네... 정말 대단하시죠...
음... 제가 본 영화는 한개도 없군요... ㅡ,.ㅜ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05 22:58
안그래도 오에스티를 살까말까 고민중입니다만, 이번달에 예상치못한 분야에서 큰 지름이 있은 관계로 그냥 참아야 겠어요.
잘 계시죠?^^
Commented by fish at 2006/04/06 00:41
저도 식신 원츄~
특히 뚱뚱한 아저씨가 뭔 고기먹고 하늘하늘하는 옷자락을 날리면서 뛰어가는 장면... 맞나? 하여간...헤헷.
Commented by 여동생 at 2006/04/06 18:13
뭐야..식신은 내가 산 비됴야..-_ -
Commented by 피피 at 2006/04/06 22:06
전 비디오의 저 가로자막이
한번씩 그렇게 정답더라구요 ^^
그래서 며칠전에 저도 비디오한편 봤답니다. 역시 대여점은 예전같지 않더군요.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06 23:49
fish님/ 전 심사하는 아줌마가 고기위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장면이 너무 재밌었어요..

여동생/ 그러고보니 가물가물하긴 하나 식신은 내가 산 것 같은데... 내가 청계천에서 산거..그런거 아녀??
아니라면 땡큐!

피피님/ 요즘은 비디오는 물론이고 디비디 시장까지 망해가는군요... 안타까워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