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지루박

FOOD 영덕 게장의 발견!
제가 마트에서 이 녀석을 처음 봤을 때 이렇게 무서운 것이 있었다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살이라니, 게장이라니. 전 길거리 ‘게차’에서 나오는 모락모락 연기에도 눈을 떼지 못하는 인간입니다. 어슬렁거리며 쇼핑을 하던 저는 발걸음을 멈춰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을 얼른 쥐고는 게가 몇 퍼센트나 들었는지, 양은 얼마나 되는지 눈알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꼼꼼히 살폈습니다. 종이로 포장되어 내용물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포장에 새겨진 설명서만 봐도 ‘이건 분명히 맛있을 거야’라는 확신이 옵니다. 하지만, ‘참아. 그러다 실패한 것들도 많다구’(그 대표작이 동원 꼴뚜기 통조림이지요)라고 말하는 머리가 신호를 주며 본능에 충실했던 손을 풀게 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백화점 지하식품매장을 갔더니 이 녀석이 시식대에 올려진 채 손님들의 관심 받기를 원하고 있는게 아닙니까. 아아, 그래그래 가주마. 흥분해서 귓볼을 빨개가며 시식대로 갔습니다. 이런, 시식대에는 마트에 있던 것보다 종류가 훨씬 다양합니다. 게살만 있는 것, 검은 게장만 있는 것, 검은 게장에 게살이 버무려져 있는 것. 조그만 포크로 한입씩 먹었는데 이건 너무 맛있는 겁니다. 게살은 게살대로 감칠맛이 나고 게장은 게장대로 고소한 맛이 풍부합니다. 아아, 자기야 이거 다 사고 싶어, 라고 말했지만 우리의 주머니 사정은 저도 잘 알지요. 그래서 게살과 게장이 몸을 섞은 녀석만을 골라야 했습니다.
집에 와서는 반은 냉동실에 두고, 반은 냉장실에 따로 보관해서 한입 먹어 보았는데 역시 시식대에서 먹었던 그맛 그대로입니다. 주성치가 나오는 '식신'의 한 장면을 도용하자면 왕게의 등껍질 위에 누워서 데굴데굴 구르고 싶은 맛입니다.
게를 잡아먹을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난 게 너무 행복해, 라며 매일매일 딜리셔스예요.

BOOK 시관이와 병호를 다시 만나다
아마 80년대 초반에 유년시절을 보낸 분들은 ‘클로버문고’에 대한 추억이 많을 겁니다. 저 또한 마찬가집니다. 언제나 새뱃돈을 받거나 용돈이 생기면 형님과 함께 학교 앞 문방구 책꽂이 앞으로 달려가서 ‘요철발명왕’이나 ‘심술1000단 심똘이’ 같은 걸 구입하곤 했지요. 당시 클로버문고의 인기 라인업 중에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이원복 선생의 초창기 작품으로 유럽 각국의 풍물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 작품이었습니다. 새소년에 연재되었던 아주 유익한 만화로 기억하고 있어요.

92년에 발간된 ‘데굴데굴 세계여행’은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의 재출간이라해도 무방합니다. 작가 김선비라는 분이 이원복씨의 허락을 얻어 출판을 했다고 되어있는데(다이나믹 콩콩의 유령인물 ‘성운아’하고는 완전히 다른 케이스예요.) 조금의 각색을 제외하곤 똑같습니다. 주인공인 시관이와 병호의 모습을 완전히 달라지지만 다른 부분의 각색은 많이 없습니다. 단, 독일편 같은 경우는 원작과 비교하여 통일 전, 후로 나뉘어 지기 때문에 내용을 조금 수정한 흔적이 있을 뿐입니다.
이원복씨의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재출간 될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시관이와 병호의 캐릭터는 일본 만화의 캐릭터를 도용했기 때문이고, 그게 오점이 된 것을 이원복씨가 무지 부끄러워한다고 합니다. 반성하는 차원이겠죠. 그래서 재출간의 가능성은 없습니다. 아마 김선비의 ‘데굴데굴..’이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바꾼 것은 이런 이유와도 상관이 있을겁니다. 여하튼 이건 제가 오래전부터 찾았던 책인데 헌책방에서야 간신히 구하게 되어 무지 기쁩니다. 물론 총 일곱권중에 2권과 6권은 빠졌지만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제 일요일 오후,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마루에 누워서 한권씩 읽어나가는 일만 남았어요.

SPORTS 프로야구 드디어 개막!
기다리고 기다렸던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번 밝힌바 있지만 전 야구를 광적으로 좋아해요. 롯데의 중계가 있는 날엔 모든 일과가 스톱입니다. 작년처럼 케이블 티비를 볼 수 없는 환경이면 컴퓨터를 켜놓고 3시간이고 4시간이고 문자중계를 들여다봅니다. 맥주컵을 옆에 두고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채팅하듯이 한 줄씩 올라오는 볼카운트 하나하나에 가슴을 졸이는 모습은 참으로 한심한 광경이지요. 올해는 제가 응원하는 롯데가 잘 해줘야 됩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출발점에서 노장진의 잠적과 손민한의 공백이 있군요. 어이쿠, 정말 롯데다운 행보가 아닐 수 없어요.
올핸 가을에도 잠실에서 신문지 흔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CONOMY 티끌 모아 치악산, OK 캐쉬백

OK 캐쉬백은 그 빈번하고 꾸준한 사용에 비해 적립되는 금액이 너무 적은 제도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지만 태산을 쌓기에는 너무도 미미한 적립율이 적용되지요. 하지만, 모아야 합니다. 땅파서 100원도 나오기 힘든 게 세상인걸요. 회사에서 직원들이 먹는 커피 포장지의 쿠폰은 언제나 제 차지입니다. 하도 유난을 떨어서 이제 다른 직원들이 오려서 저에게 가져다줄 정도가 됐어요. 그리고 상품들의 포장은 버리기 전에 쿠폰이 붙어있지 않나 꼼꼼히 살필 정도로 알뜰한 주부 정신이 몸에 배었습니다. 마트에 가면 입구 한켠에 있는 캐시백 함에서 모음판들을 한 움큼 쥐고, 카드로 바코드를 출력하고, 집에 와서는 모아둔 쿠폰들을 예쁘게 붙이는 일에 아주 능숙해 졌어요
꾸준히 모아서 이만큼입니다. 사진에 나온 금액이 총 4천9백50원이예요. 술집에서 소주 한두병 덜 시키면 나올 허무한 금액이지만 그래도 별 노력 없이 딱지 모으듯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재미가 있어 좋군요. 뭐, 가난이 만들어낸 궁상맞은 기쁨이긴 하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이 포스팅을 늦게 보신 분이라면 새로운 한주, 열심히 보내시길 바랍니다.
by 지루박 | 2006/04/07 23:41 | 달려라 일기 | 트랙백 | 덧글(28)
트랙백 주소 : http://xirupark.egloos.com/tb/130131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흑백군 at 2006/04/07 23:48
지루박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Commented by 구름아저씨 at 2006/04/07 23:59
OK..O 캐쉬백, 저 또한 덕볼 일이 적습니다.
작년인가? 연말에 왕관베이커리에서 고구마케익 살 때에는 유용했었네요. ^^
마나님과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6/04/08 00:29
드디어 프로야구 개막입니다. 저는 기억하실랑가 모르겠지만 기아를 응원하지요.
저 또한 중계방송이 있으면 올스톱입니다...올해는 롯데가 2위 하기를 바랍니다...^^;;
Commented by fish at 2006/04/08 00:40
ㅋㅋㅋ. 저 쿠폰 이젠 남편이 회사에서 뺏어다 줍디다. 우리와이프가 모은다면서 달라고 했더니 이젠 경리아가씨가 알아서 다 잘라주더랍니다;; 저 귀국하고 2년도 아직 안됬는데 현금받을날 얼마 안남았습니다. 아자! -> 이마트를 직불카드 가지고 애용해주면 팍팍 쌓입디다. ^^;;
아참. 대게요.. 작년에 울진에서 배타시는 분이 공구하실때 먹었었는데 진짜 맛있었습니다. 올해는 주머니랑 상의를 오래하는 바람에 공구가 지나갔지만... 내년을 기약하면서 혹시나 땡기신다면 내년에 귀뜸해드릴까요? ^^
Commented by 졸리 at 2006/04/08 00:56
영덕게장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만.
그것이. 상온에서 3년간 보존 가능한 것이... 정말.. 가능한 이야기겠죠?
흠... 상온에서 3년이라... 흠.....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4/08 01:41
저는 쿠폰하면, 미국에 살 때 말보로 마일리지를 모은 기억이 납니다.
말보로 담배갑 옆에 바코드가 붙어있는 데, 그게 5마일이거든요.
그걸 잘라서 담배회사에 보내면 상품을 줘요.
담배도 안 피는 데, 매년 몇 천 마일씩 모았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토끼 at 2006/04/08 04:17
동원 꼴뚜기 통조림;;;저도 엄청 기대했다가..먹다 토할뻔..-_-;;
(이미 취한 상태였음에도 그 맛이라는게..덜덜덜..)
얼마전 페밀리마트에서 모닝케어 사먹으면서 TTL카드 내밀었더니.
캐쉬백이 35천점이라며 담엔 그걸로 사먹으라고 하더군요.
하아 하아~~ 정말 티끌모아 태산이 되었더군요...담엔 그걸로 페밀리마트에서 술사야지.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6/04/08 06:42
회사 회식 장소가 마침 캐시백 적립해주는 곳이라면 얼른 모르는 척 카드를 들이미는 것이죠...
그게 꽤나 짭짤합니다..^^*
그나저나 "핑크팬티 보고 싶군", 으로 본 사람은 저 뿐인가요~~"
Commented by 피피 at 2006/04/08 10:00
아...저거 오케이 캐쉬백 정말 사람 잡아요.
저도 완전 열심히 모으고 있다는. ^^
Commented by 지연 at 2006/04/08 14:45
전 요즘 일본에서 해주는 프로야구를 몇년만에 또 열심히 보고있습니다.
이승엽 선수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하지 않았습니까~ 원래 제가 이 팀을 무지하게 싫어하는데, 단지 이승엽선수가 4번을 친다는 이유만으로 맨날 맨날 조마조마해 가면서 보고있어요.
요팀이 거의 일본의 드림팀이라고 할수있는데, 딴경기는 안보여줘도 일주일에 6번 맨날 맨날 이팀이 경기하는건 생방으로 보여주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거인팀이 아니고 일본팀이구만~하고 무지하게 싫었는데 요즘은 왠지 정이 가네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10 09:09
흑백군님/ 덕분에 주말 잘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름아저씨님/ 전 아직 적립만 하고 써 본 일은 한번도 없어요. 나중에 한방에 큰 거 때릴려고..

아우라님/ 아우라님의 기아 사랑은 잘 알고 있습니다. 기아도 성적이 좋아야 전체 흥행도 좋아지고, 중계 횟수도 늘어날텐데요. 기아-롯데의 한국시리즈가 성사되면야 최고죠!

fish님/ 오케이 캐시백 쿠폰에 중독되신 분들이 의외로 많았군요. 대게는.. 네, 내년에 얘기 한번 해주세요.

졸리님/ 저도 의심쩍은 데.. 상온에서 3년은 개봉하지 않았을 때가 아닐까요. 개봉하고 나서 상온 3년은 척 보기에도 무리인 것 같아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10 09:10
marlowe님/ 호오,, 담배 마일리지라니... 골초들은 선물 제법 받았겠네요.

토끼님/ 꼴뚜기 드셔보셨군요. 그 달달한 조미료맛! 포인트 많이 쌓였네요. SK는 주유를 해도 포인트가 엄청 적고, 여하튼 쪼잔해요. 전 아직 3만 정도...

조나쓰님/ 센스쟁이! 저도 모임에서 계산할 때 그런 방법을 쓰다가 요즘은 그 방법은 피합니다. 괜히 계산대에서 얼쩡거리다 계산을 더 부담하는 경우가 생겨스... 먹고나면 줄행랑.

피피님/ 모아야 합니다. 모아야 삽니다.

지연님/ 고향이 부산이라 어릴 때 일본 상업방송들을 볼 수 있었는데, 거긴 방송국 대부분이 요미우리 중계만 하더군요. 과연 인기구단이구나 싶었어요. 당시 요미우리 최고 강타자였던 하라(原)가 지금은 감독이 되었더군요. 지연님 계신곳은 라쿠텐이죠? 전 한신타이거즈 좋아해요.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4/10 11:03
대단하십니다. OK깨시백을 꼼꼼히 모으시다니.
Commented by 월요일아침의스텝 at 2006/04/10 22:44
롯데의 개막전 승리는 근간의 가장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므흣.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11 08:56
석양무사님/ 저도 이렇게 섬세하고 성실한 일에 중독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스스로 놀라고 있어요.

월요일아침의스텝님/ 오, 롯데팬!! 반가워요, 반가워!
Commented by 비리 at 2006/04/11 09:15
케쉬백 오려서 모아둔건 있는데 직접 바코드 찍고 저걸 사용해본적이 없어요..
서랍에 꽤나 많은데 말이죠-_-;;;;
퇴근길에 까르프나 들러봐야겠네요....풉;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11 19:37
비리님/ 저도 모으다가 바코드에서 한번 움찔했었는데,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주유소나 일부 슈퍼에도 바코드 출력기가 있으니 빨간함이 보이면 그어주기만 하세요.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04/11 20:41
2연승!! 한화!! 가자 우승으로!!
Commented at 2006/04/12 01: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12 16:43
꿈의대화님/ 롯데팬들은 우승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저 가을에 야구 볼수 있게만 해 준다면 떙큐죠!

비공개님/ 감사합니다. 답글은 ..님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Commented at 2006/04/13 15: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6/04/14 01: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ETER at 2006/04/21 00:49
흠... 궁금하다. 비공개덧글이 왜이리 많을까 :-)
그나저나 궁금해서 배너광고-_-를 일부러 찾아서--;;봤는데
정말로 핑크팬티갔던데요


써놓고 생각해볼까요;;
핑크팬티핑크팬더
전혀 다르잖아 OTL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21 22:13
네이버에서 본 배너광고,
그냥 섹시한 여자의 얼굴과 핑크빛, 그리고 핑크팬더라는 글자. 얼뜻보기엔 핑크팬티였어요.
그나저나 방심하다 핑크팬더의 간판이 내려갔군요. 여기 원주는요.(또 디비디...)
Commented by 호빵 at 2006/04/27 14:09
롯데광팬 SK직원입니다.
드디어 롯데가 꼴찌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초반아닙니까?
늦가을에 잠실에서 추위에 벌벌떨면서 야구 보고싶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27 17:09
호빵님/ 전 롯데팬들을 만나면 너무 기쁩니다. 엊그제 중계에서 8회에 역전 당하는 걸 보고 전형적인 롯데야구의 패턴이 나오는구나 싶더군요. 매번 뒷목 잡고 쓰러지면서도 계속해서 보게되는 롯데의 마약 야구! 반갑습니다!
Commented by Lucifer at 2006/04/29 04:26
아- 대게! 음~ 부럽슴다 ㅠ.ㅠ
저는 집안 식구들의 캐쉬백을 모두 제가 사용하는데요,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는데 모여 있는 걸 발견하면 아주 기쁩니다 ^^;
식구들 핸드폰과, 아버님의 주유소; 예전에 회사에서 일할 때는 항상 주유소 아저씨가 매달 30만원 정도의 매출을 구라로 넣어주셨었지요.(그래봤자 얼마 안되지만;;)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30 11:31
가끔 가끔 주유소가면 주유한 것 말고 엄청난 매출을 찍어서 캐쉬백을 듬뿍 주는데가 있더군요. 주유소마다 그렇게 '기마이'로 줄 수 있는 한도가 있다더군요. 맞아요, 그렇게 찍어대도 얼마 안되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