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는 하늘에서만 빛난다
80년대에 출간된 ACE88이라는 아동전집 시리즈 중 하나인 <매는 하늘에서만 빛난다>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 <어스시의 마법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는 유명한 환타지 소설과 동일한 작품인데 아마 그것의 초역일지도 모르겠군요. 총 세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리즈 중에 <매는...>는 그 1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네요. 어이쿠, 주인공 게드가 긴 항해 끝에 지긋지긋한 그림자를 극복하면서 종결했는데 이야기가 더 있단 말인가요? 환타지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아니 환타지 소설을 읽어본 일이 없어서 좀 유치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심할 정도로 유치한 걸 좋아하긴 하죠. 해리 포터와 비슷한 이야기 형식을 가지고 있었고 읽는 내내 상황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서 머릿속에서 마법이 펼쳐지고 용이 날아다녔습니다. 고학년 어린이를 타겟으로 한 번역이라 문장도 간결했고 삽화도 많아 술술 넘겨가며 읽기에 좋았습니다. 수준에 맞았어요. 만족스럽습니다.

혹시 이 소설이 영화로 나온 게 없나 싶어서 찾아보니, 한 작품 있습니다. 제목이 ‘레전드 오브 어스시', 창작의 고뇌가 느껴지지 않는 안일한 제목입니다. 자주 얘기하는 거지만 뭐든지 대단한 창의력을 보여주지 못할 바에는 그냥 있는 그대로 하는 게 제일 좋아요. 러브레터의 ‘오겡끼데스까’가 더빙판에서 그냥 ‘오겡끼데스까’로 나온다고해도, 엠비씨 직원의 무사안일주의라 해도 결과적으로 억지스러움보단 나아요.

이 영화는 2004년작이고 극장 개봉이 아닌 TV로 방영한 작품인데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배우들이 나오네요. 주인공 게드역에는 엑스맨에서 아이스맨 역할을 한 숀 애쉬모어, 리쎌웨폰 시리즈의 데니글로버가 오기언 역입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면서 질러 버릴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나 IMDB의 악평들로 손과 마음이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80년대 광명당 안경점을 선전하는듯한 이 자세들이라뉘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음 작품이 ‘어스시의 마법사’를 애니메이션화한 ‘게드 전기’입니다.
일본에서 올해 7월 개봉 예정이니 우리나라에서도 그때쯤 접할 수 있겠지요. 지브리의 홈페이지에 가면 예고편을 볼 수 있군요.
이 작품, 미야자키 하야오옹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같은 분야에서라면 부모말 안듣고 고집 부려서 좋을 일 없을 텐데 걱정이 앞서네요. ‘너 이거 만들지마...큰일난다.’고 말하는 하야오옹의 말을 무시하고 ‘싫어,싫어, 만들고 말테야’라고 데굴데굴 굴렀을지도 모르는 고로입니다. (형님누나들아...이거 수준높은 유머...고로고로..)게다가 예고편을 본 사람들이 ‘게드가 백인이라니!’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하지만 이 웅장한 서정시를 어떻게 표현해 냈을까 상당히 기대가 큽니다. 재미있게 만들어졌기를 바랄뿐입니다.

딴소리.
1. 평소에 유치한 말장난하는 것 엄청 좋아하고 즐겨하는데, <매는 하늘에서만 빛난다>라는 제목을 보고 있으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렇습니다. 맴매의 이미지.

2. ‘게드 전기(ゲド[게도]戦記)’이니 이런 이미지도 떠오르죠.

3. 요즘 ACE88과 ABE 시리즈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역시 독서는 마음의 경양식이예요.
by 지루박 | 2006/04/28 01:59 | 달려라 일기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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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피피 at 2006/04/28 08:21
아하하~ 출근을 일찍 하니 일타 입니다! ^^
오호호~ 만화 왠지 기대 되는데요? 글이랑 그림 잘 읽었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즐건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마쉬멜로우 at 2006/04/28 09:05
으악! 저 있는 집 자손의 증표. ACE88과 ABE 시리즈. 어머니께 사달라고 졸랐으나 일언지하 거절당했던 아픈 기억이. (훌쩍.) 어디서 구하셨어요?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4/28 09:26
전투비행기 나오는 애니메이션 Area88 인줄 알았습니다.
그림에 매도 나오고 제목도 하늘에서 빛난다니까...쩝
뭐든 어설프게 알고 있으면 이런다니까요.ㅠㅠ
그나저나 어떤 소설인지 살짝 궁금해지는군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28 11:41
피피님/ 1등 축하! 즐거운 하루 보내고 있어요. 노동절에 출근하는줄로 알고 있었는데, 안할지도 모른다는 희소식에 가슴을 벌렁거리고 있어요.

마쉬멜로우님/ 하하. 전 에이스나 에이브를 읽고 자란 세대가 아닌데,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후배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인터넷에 있는 헌책방들 여기저기 클릭질 하면서 끌어모았습니다. 원하시면 몇권 남아있는 곳 알려드릴께요.

석양무사님/ 반지의 제왕 같은 환타지물입니다. 소년이 마법학교 같은데서 마법을 배우고, 그림자로 표현되는 악과 싸우고, 죽다 살아났다 하는 성장물의 성격이 강한 환타지물이릴까.. 용 나오는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의 필독서죠.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4/28 13:25
전 계몽사 문고가 50권까지 있었습니다.
각 권마다 다른 분들의 삽화가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대충 뽑아보면, [클로디아의 비밀], [두꺼비 영웅], [치티치티 빵빵] 등이 떠오르네요.
그 때 읽었던 책들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Commented by underbar at 2006/04/28 14:06
아..바뿐데..
이바닥은 어캐 된게 경망스럽게 탱자 탱자 여유좀 있을라치믄 꼬옥 일이 떼거리로 몰려와서
사람 혼을 쏘옥 빼놓지요..하여간에 한치앞을 못 봐요
그러기나 말기나 난 내할짓을 하리라~~
약조하신 하이퀼러티를 기대하며 먼저 한번 쓰윽 훑고(바뿌니까 ^^)
"궁디대"털보 아자씨의 도우넛 입모습에서 하이퀼러디의 체감 온도
한껏 상승시키고 나가려는중 다시 창작의 고뇌가 느껴지지 않는 제목에서 잠시 고뇌하다
데굴데굴 고로는 수준높은 유머에서 한없이 좌절하다 에라 몰긋다..퍼런글씨 꾸욱 눌러 나오는
모시라 모시라 애니 예고편 나오는데로 다 보고
너므 개성이 없는 음악이고만...착해뷔기는 하다만 궁시렁 궁시렁
저 할짓 다 하고 나감미다...

에효..옆에 누가 오길래 후다닥 은폐한다는게 창을 닫았습니다.
"지루박은 뽕브라가 실.."까지 나오는 윈도창
어찌되었거나 갈길 바쁜데
다시 들어와 바로 일분전에 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
끙끙 끙끙 ,,,꿋꿋하게 끄읕까지 내할짓 다하고 나감미다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28 15:18
marlowe님/ 저희 집엔 자줏빛의 계몽사의 문학 전집이 있었는데, 바퀴벌레 똥,오줌에 폭격 당해서 오래전에 고물상으로 직행했습니다. 계몽사의 동화 시리즈들이 종류별로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깝습니다. 흑흑.

underbar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주 노동절에도 일하셔야 되니 가슴이 아픕니다. 저희 회사는 거의 휴일로 굳어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만세!
Commented by Lucifer at 2006/04/29 04:18
노동절에 일하면 원래 불법 아닌가요;; 흠흠. 지루박님 건강하셨죠? ^^ 전 여전히 회개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어요 ㅠ.ㅠ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6/04/29 08:22
흐흐흐.. 정말 돌아가십니다....
저도 지루박님 따라하기... 스타지오 지부리 에서... 오늘도 별이 진다네...의 전라도 버전을 생각해 봅니다... 아아 어색하삼...^^*
Commented by fish at 2006/04/29 15:26
아는척 하고 싶었는데 도무지 아는게 하나도 없다는.. ㅠㅜ
애니메이션이나 나오면 한번 볼까나...
Commented by EYES at 2006/04/29 15:27
게도센끼... 보고 싶다...
Commented at 2006/04/29 21: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30 11:28
Lucifer님/ 회개... 전 항상 건강하죠. 긴 여행을 다녀오셨더군요. 신났겠습니다.

조나쓰님/ 스타지오 지부리...첨에 뭔말씀인가 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fish님/ 여름쯤 개봉 할 것 같네요.

EYES님/ 저도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비공개님/ 오호... 대단한 도메인이네요. 어떻게 확보하셨습니까?
Commented by punctual at 2006/05/02 10:06
어쓰씨는 땅바닥에 어쓰를....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5/02 16:04
punctual님/ 히히히... 어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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