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먹기 싫은 음식


무엇을 나누고 계십니까? -marlowe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학교 다닐때 치열했던 도시락 반찬 쟁탈전. 살아남기 위해서, 먹고살기 위해서 친구가 침을 뱉은 도시락 반찬도 곧잘 먹곤 했던 버릇은 이제 식성이 되어버린 것 같다. 침도 일종의 양념 정도로 생각되는 절대 비위의 아저씨.

marlowe님의 포스팅을 보고 '난 무엇을 남과 나눌수가 없을까'를 생각해보았는데 물건으로는 딱히 없다고 결론 지었다. 굳이 찾아보면 신용없는 친구에게 돈 빌려주는 정도가 아닐까? 음식쪽으로도 비위가 워낙 좋은지라 딱히 없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 된장찌게에 수십명이 숟가락을 담그며 먹는 것도 상관없고, 남이 쪽쪽 빨던 스크류바를 먹는 것도 괜찮고, 입안의 온갖 음식 찌끄래기들을 꽁꽁 뭉쳐 씹던 껌을 뺏어 먹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이 음식을 같이 먹는 건 좀 싫다. 그게 뭐냐면 '없던 국물이 생기는 음식', 즉 짜장면, 아구찜, 대구뽈찜 등이 해당된다.

이 음식들을 혼자 꿰차고 먹는 일은 행복하다. 하지만 이것들에 2인이상이 젓가락을 갖다대는 상황이라면 기분이 틀려진다. 이것들을 먹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아밀라아제와 녹말의 반응에 의해 국물이 고이게 되는데 이것 정말 느끼하다. 그걸 쳐다보는 것도 싫은 정도. 이것만 극복해내면 진정한 비위의 왕이 될 것 같은데, 나름대로 노력해봤지만(술김에 흥건히 고인 물에 있는 콩나물을 건져먹는다거나..)죽을 때까지 극복은 어려울 것 같다.
by 지루박 | 2006/05/23 22:43 | 달려라 일기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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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REMEMBER me at 2006/05/24 22:42

제목 : 정말 그럴 때가 있어요.
같이 먹기 싫은 음식 [쿵] 이 글은 "지루박은 뽕브라가 싫어"님 블로그에서 옮긴 글입니다. 같이 먹기 싫은 음식, 정말 있지요.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하면서 식판에 먹는 게 익숙해진 나로서는 여럿과 함께 큰 그릇에 담긴 국과 찌개를 노나 먹는게 익숙치가 않다. 전라도 지방에선 찌개보다는 국을 선호하는 편이라(......more

Commented by 피피 at 2006/05/23 22:59
선리플 후감상! 일뜽입니다!!!
어무니가 앞접시 없이는 어떠한 음식도 못먹게 하시는 통에 자라나.
위의 음식같은 경우
처음 나오자 마자. 제가 먹을 양을 제 앞접시에 덜어서 먹어버리지요. ^^
Commented by 마쉬멜로우 at 2006/05/23 23:51
미워요. -.ㅜ 이 시간에... 아구찜에 쟁반짜장... 배고파요. -.ㅜ
Commented by underbar at 2006/05/24 02:45
피피님 어무이 존경하시길...우짜든동 그릇한개 접시 한개라도 덜 딱을라고 "뭘 덜어먹어..걍 먹어!!" ㅠ.ㅠ..이러는 자신이 뜨끔했다는^^
Commented by 레이 at 2006/05/24 08:43
딱히 그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 글을 보고나니 왠지 아구찜이 먹기 싫어지네요...진짜 좋아 하는데 T_T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5/24 09:36
에구구... 별 생각없이 봤는데 꽤나 느낌이 팍 오게 쓰셨군요.
Commented by 토끼 at 2006/05/24 10:24
아밀라아제와 녹말의 반응...

워..;;;; 저도 별루 그런생각 없었는데 이젠 먹기가 두려워져요!!!!
Commented by Eternity at 2006/05/24 11:33
음..지루박 형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그건 참 꺼림직하네요 ㅋㅋ

역시 짜장면같은건 혼자 먹어야 제맛 !! 그나저나 아구찜은 어릴때부터 아구'맛'콩나물찜이라는 인식땜에

영 안먹게 되던데 역시 저런 이유가 ㅋㅋ
Commented by 푸무클 at 2006/05/24 13:01
ㅎㅎ..저도 그런 생각 하는뎅..
특히 짜장면이요.. 으엑....
- ㅂ-..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5/24 18:02
저는 연인과 함께 음료수 잔에 빨대를 꽂고 같이 마시고 싶습니다.
[오렌지 로드]를 봤을 때부터 꿈꿔왔는 데, 아직도 못 이뤘어요. OTL
Commented by underbar at 2006/05/25 01:20
다시 읽어보니 리얼리티의 올가즘이 ..으웩 ㅡ.ㅡ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5/25 12:56
피피님/ 저희 집은 자발적으로 그릇하나라도 아끼자는 주의라서 왠만하면 막 퍼서 먹는게 몸에 베였어요.

마쉬멜로우님/ 흐흐, 출출할 땐 또 질러야죠. 언제나 야식집 스티커는 컴퓨터와 가까운 곳에...

underbar님/ 매일은 아니지만 설거지를 직접 해본 역사가 꽤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컵이나 그릇 아끼는 게 습관이 되더군요. 왠만한건 냄비 그대로 퍼먹죠..;;

레이님/ 저도 아구찜 무지 좋아합니다. 단, 같이 먹을 땐 초반에 젓가락질을 열심히 하다가 나중에 손 떼시면 됩니다. 뭐, 신입생 환영회 같은데서 별 더러운 걸 다넣은 막걸리도 먹었는데 이정도쯤이야 하시면서 드셔도 되고..

석양무사님/ 불쾌감 드린 건 아니죠? 맛있는 아구찜 국물~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5/25 12:58
토끼님/ 그래도 드실거죠? ^^ 그냥 큰 접시 나왔을 때 미리 덜어드세요. 아님 재빨리 큰 덩어리들 먼저 드시고 나중에 쏘주 원샷! 벌컥벌컥...

Eternity님/ 아귀가 듬뿍 들어간 맛진 아구찜을 아직 체험 못하셨군요.

푸무클님/ 혹시라도 같이 먹게 되더라도 국물이 생기기 전에 빨리 먹어야 되요. 재빨리 드시고나서 ‘아, 난 그만 먹을래. 나머진 너희가 다 먹어.’라고 하면 인기도도 상승!

marlowe님/ 그야말로 안습! 근데 그거 먹다보면 콜라 색깔도 연해지고 나중엔 누가 많이 먹었나하면서 싸우기도 하고 그럽니다. 지꺼 지가 차고 먹는게 젤 좋아요.

또다시 언더바님/ 성공! 이런 효과를 바랬어요. 나만 못먹으면 억울하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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