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박 북경특급(2)
(시간나면)


촌놈 기록차원에서 북경에서 경험한 몇가지를 더 적어봅니다.

교통
처음 북경 공항에 내렸을 때 전 택시를 타고 호텔까지 갔습니다. 물론 기사에게 무슨 호텔가자고 영어로 말하면 안되고 호텔이름이 적힌 종이를 보여줘야 합니다. 가기 전에 미리 교육을 받고 간 것이지요. 영어도 짧은데 차라리 그게 낫다 생각했습니다. 택시 바퀴가 구르는 순간, 와, 정말 대단합니다. 이넘의 택시가 차와 차 사이를 깻잎 한 장 차이로 비켜가는 겁니다. ‘스릴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도심에 와서는 더 심합니다. 끼어들기가 문제가 아니라 차들이 무조건 밀어붙입니다. 사람도, 차도 신호등이 소용없어요. 서로 다치지 않을 정도로 빨간불 일 때 길을 건너고 차들도 먼저 들이대는 놈이 장땡입니다. 차를 탈 때마다 어이없는 광경을 봐서 동행한 사람끼리 서로 웃었어요. '우리나라도 88올림픽 전에는 그랬어.하하하' 하고 삼류영화에 나오는 대사도 날립니다. 2008년 북경 올림픽 이후를 기대해 보죠. 그리고, 북경의 택시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의 우리나라 ‘아반테 XD’가 60~7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북경현대 만세군요.
빨간불이라도 알아서 차들을 피해 건너가면 됩니다.

맥주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라고 하네요. 하긴 인구가 워낙 많으니 한사람이 한 캔씩만 먹어도 그 정도의 수치가 나오겠어요. 북경의 음식점을 가면 주로 옌징맥주(燕京啤酒)를 팝니다. 물론 우리나라 맥주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칭따오 맥주’도 팔지만 ‘옌징’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요. 음식점이나 슈퍼에선 이 두 맥주가 대세인데 실제로 중국 내 점유율 1위 맥주는 따로 있다고 하네요. 같은 맥주라도 음식점에 따라 가격이 3원에서 10위안(500원~1300원) 정도로 차이가 있는 편이였구요, 개인적으로 맛있게 마신 맥주는 칭따오 맥주 중 한종류인데 ‘生’자가 크게 그려져 있는 게 있었습니다. 그게 맑고 쓴맛이 나며 좋았어요.
길거리를 걷다가 너무 더워서 파라솔 밑에서 마신 옌징비주

전 개인적으로 국내 입국 전 그 나라 잔돈들을 처리할 때 항상 공항에서 음료수를 뽑으면서 정리하는 편입니다. 이번엔 남은 잔돈으로 맥주를 사서 들고 왔어요. 아사히의 ‘北京’이라는 맥주입니다. 반일 감정 때문인지 제조사 이름을 최대한 숨긴, 눈치를 많이 보는 이름이군요.

DVD
호텔 가까이 있는 월마트에 갔더니 DVD 코너가 있습니다. 중국은 DVD가 참 싸더군요. 한데 그만큼 대작도 드물고 B급 영화들이 많아요. 80년대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작들처럼요. 월마트에 전시된게 그 정도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 DVD는 같은 영화라도 케이스가 다른 경우가 있어요. 기본 킵케이스에 있는 것도 있지만 종이로 한번 싸여서 파는 것이 훨씬 많더군요. 여하튼 킵케이스가 17위안 정도, 일반 얇은 종이 포장이 12위안 정도입니다. 거의 우리의 1500원꼴이죠. 그래서 몇장 샀습니다.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 ‘어스씨’(‘게도 전기를 내는군요’, 기억 안 나십니까?)가 중국에선 출시되었더군요. 그리고 조잡한 괴물들이 나오는 B무비들 몇 편 샀어요.

만두
다 아시겠지만 중국에서 우리나라 김밥집, 분식점만큼이나 많이 분포하는게 만두집입니다. 거기에 가면 만두뿐만이 아니라 면종류같은 것도 팔고 고기 종류도 많이 팝니다. 만두는 몇 번 먹었는지만 중국 거라 딱히 맛있다거나 한걸 못 느꼈어요.
'소포'가 만두라는 뜻 맞나요?

식사
중국생활 내내 식사는 직원들끼리 시내를 걷다가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먹었습니다. 저를 제외하곤 다들 입이 짧은 편이라 규모가 있고 신뢰감을 주는 음식점엘 들어가서 먹었어요. 규모가 있는 음식점은 다른게 아니라 메뉴판에 그림이 있거든요. 그럼 대강 분위기보고 메뉴를 고르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하루는 어떤 음식점을 들어갔는데, 계속 느끼한 걸 먹어서 얼큰한 걸 먹자고 그림을 보고 시켰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딱 우리나라의 매운 조개탕 아니면 닭도리탕 같은 그림이었습니다. 시키고 나온 음식을 보니 조금 괴상한 부위들이 있습니다. 닭뼈 같은 데 물렁한 연골같은 것들이 붙어있어요. 아구찜의 물렁한 부분 같기도 하고 도가니탕의 도가니 같은 느낌으로 잘 먹었어요. 비위 약한 한 친구가 이상해서 못 먹겠다고 한입만 먹고 젓가락을 내립니다. 제가 완벽하게 다먹어치우고 이게 뭔 요린가 해서 메뉴판을 다시 봤는데...그 어려운 한자 이름 중에 ‘蛙’자가 있습니다. 이거 많이 본 글잔데.... 그렇습니다. 개구리 와.
덜어먹는 그릇에 담은 모양이고, 전골 모양은 닭도리탕의 외양이었습니다.

“이거 개구리 요리야.” 같이 먹었던 직원들, 기겁하고 우웩우웩 했지만 전 음식의 산을 또 하나 정복했다는 기분에 너무 흡족해 했습니다.
비위가 약한분들은 그냥 패스트푸드점으로 갑시다. '긍덕기'(KFC)도 많고 이렇게 짝퉁냄새를 풍기는 영화대왕님도 계십니다.

아니면 이런 컵라면도 많이 팔아요.

다음번 포스팅에서 중국에서 사온 영화 잡지 분석 한번더 하고 촌놈 외국 물먹은 얘긴 그만 할게요. 계속 하다 보니 쪽팔리네요.
by 지루박 | 2006/07/07 12:11 | 달려라 일기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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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7/07 12:52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군요.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B급 DVD 제목들 참 재밌네요. ^^
Commented by GamerDash at 2006/07/07 13:43
저는 직장동료분 애기돌잔치 갔다가 부페에서 개구리 뒷다리 구워줘서 먹어봤는데,
이상하게 개구리나 메뚜기는 혐오식품 취급받는것 같아서 개운치가 않았어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7/07 13:48
[게도전기]와 관련된 옛날 포스팅을 봤는 데, 숀 애쉬모어가 무척 늙어보이네요.
[엑스맨] 3부작에서는 고교생 정도로 보였는 데.... (이 친구도 벌써 27살이군요.)
Commented by EYES at 2006/07/07 15:46
영화대왕.... 진짜 재밌네요... ㅎㅎ


전 중국 가서 놀랐던게 남자 아자씨들이 다들 웃통을 벗고 다니시더라는...

여름이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
Commented by 언더바 at 2006/07/07 16:55
중국 함 못 가본 촌놈은 열심히 열심히 눈알 아프도록 정독합니다.. 늙은 소 껍데기는 또 모랴?? 글고 컵라면 포장지 위에 끼워진거 혹시 즉석 경품 당첨권 모 그런거 아임미까?? 음 담에 중국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꼬옥 참고로 해야겠네요..개구리탕이라..결국 그림도 믿지마라~~
사실 남의 나라까지 가서 궝덕기류에 외화낭비한다는건 개인적으로 별루 권장하고 싶진 않습니다...느끼하면 느끼한대로 그나라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는 지론..길어야 한 두주일 그걸 못 참으면 나가질 말아야한다...이왕지사 너므 나라 나간이상 그나라 음식 하나라도 더 먹고 그 나라 문화의 향기에 한발짝이라도 더 담궈고 와야..본전생각 안난다..뭐 대강..이정도 늘 항상 어딜가나 본전생각이 그리운 서민의 생각으론 말이죠..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7/07 19:29
석양무사님/ 아직 제가 못먹는 지구상의 음식은 발견 못했습니다. 전 저 DVD들이 표지대로의 내용을 담고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중국산들이 표지 구라가 워낙 심해서...

GamerDash님/ 개구리 뒷다리! 먹어보고 싶어요.

marlowe님/ 저도 애쉬모어의 사진을 보고 웃었는데 애가 촬영기간동안 촌에서 뒹굴면서 돈도 못받았는지 표정에서도 어색함과 빈티가 줄줄 흐릅니다. 하기싫은데 기획사 때문에 억지로 끌려나와 대강 찍는 것 같은 포즈.

EYES님/ 6월이라 아직 안더워서 그런지 화끈한 아저씨들은 몇분 못봤어요.

언더바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외국 나가서 꼭 한식당 찾는 사람들, 그리고 한식당으로 인도하는 가이드들, 한대 때려주고 싶습니다. 일단 바다를 건너면 몸안 창자들의 보수성을 억누를 필요가 있어요. 근데 역시 일상생활에서 입 짧은 사람들이 나가서도 그런걸 보면, 가리지 않고 잘쳐먹는 습관을 365일 들여야 됩니다. 폭식, 폭음과 더불어 잡식의 생활화! 덜익었건, 땅에 떨어졌건, 남의 입안에서 나왔건...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6/07/07 23:16
중국 고속도로 또한 무시무시합니다. 현지인이 졸음운전 하길래 제가 대신 3~4시간 운전한적이 있었는데 수많은 공사현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도와...사고 날뻔한 아찔한 기억이 있습니다. 음식은 역시나 좀 안맞더군요.
Commented by 피피 at 2006/07/07 23:18
우와~~ 잘다니셨네요. 근데 저 KFC짝퉁은 정말....쎈쓰가....하하~~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7/08 00:51
아우라님/ 전 마지막날 공항으로 택시타고 가는데 택시기사가 졸더군요. 보통 같으면 심장이 덜컹할 일인데 위험한 일을 하도 겪어서 그냥 웃음만 나오더군요. 직원들끼리 '와, 저것봐라, 저것봐라, 존다, 존다'하면서...

피피님/ 일 안하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건 이미 몸에 익어서...
Commented by 비에로 at 2006/07/08 08:53
이런 이야기를 더 자주 해주세요. ^^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7/08 10:24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 자주 하려면 평소 제 생활이 다이나믹해야하는데 그렇질 못해서 저도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지연 at 2006/07/08 15:53
재밌어요 담에 기운남아도실때 또한번 북경이야기 해주세요.
소포가 아마 만두 맞을꺼에요. 소룡포,,라는것도 만두종류인데, 그건 만두피안에 만두속하고 만두국물까지 있다고 티브에서 그러던데요. 무지 뜨겁다고 잘먹어야 된다고 일본연예인들이 중국가서 레포트하고 그러던데요.
Commented by fish at 2006/07/08 22:30
잼있습니다. ^^ 개구리 요리도....
한참 어릴때 친구랑 일본에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전 모형보고 고르고 친구는 모험해보자고
메뉴판보고 시켰는데 그만 커다란 생선한마리가 구워져 나왔더랬습니다. 흐흐흐.
가시가 얼마나 많은지 결국 먹길 포기하고 제걸 나눠먹었더랬죠. 아마.. 술안주의 한 종류였던거 같은데...
개구리가 보신에 참 좋다는데 올 여름은 끄덕없으시겠습니다. ^^
Commented by breeze at 2006/07/09 03:12
외국은 아니지만 우설을 처음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적당한 두께의 넓적한 것이 꼭 얇게 저민 햄같이 생겨서 집어들었고 맛이 좋아서 한 번 더 먹자..하며 이름이나 알고 먹자 하고봤더니..거기에 써있는 이름은 바로 牛舌!
* 북경 이야기 재미있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7/10 01:11
지연님/ 북경얘기는 이미 밑천이 드러나서 더이상하면 역효과가 날 듯합니다. 분위기 좋을때 빠져야죠. 중국에 만두 종류가 많은 것 같던데 기본적인 진만두만 먹고 왔어요.

fish님/ 개구리가 몸을 덥게하는 보양식인지, 아님 몸에 안맞아서 그런건지. 여하튼 몸이 엄청 더워졌습니다. 그러고보니 복날이 다가오는 군요. 멍멍이와 혼연일체할 시간!

breeze님/ 그러고보니 저도 그걸 먹은 적이 있는것 같아요. 일본 갔을땐가 여러종류의 고기를 파는 곳에서 먹었던것 같군요. 재미없는 얘기 재밌다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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