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본 영화
YMS504의 수병(TV)
EBS의 이만희 감독 전쟁영화 시리즈 마지막 편을 보았다. 이만희 감독은 처음부터 육, 해, 공, 해병대를 다루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걸까, 아니면 하다보니 빠진 이빨을 채우는 꼼꼼한 콜렉터같은 마음으로 다루었던 것일까. 여하튼 감독은 끝장을 보고야 말았다. 그의 명성에 비해서 이 전쟁시리즈들은 그다지 흥미 있는 구석은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촬영법과 사실적인 전투씬 정도겠지만, 난 기껏해야 구봉서의 익살 정도가 기억에 남네.

분노의 주먹(DVD)
간지가 좔좔 흐르는 오프닝씬은 언젠가 한번 써먹어보고 싶다.
보고나서 너무 감동스러워서 CD까지 샀다. 기본 가격인데 2disk에 주제음악과 노래가 빽빽. 영화가 제작된 70년대 재즈가 망라되어있었다. 잘 샀다.
역시 O.S.T는 대단한 그룹이다. 장수하는 이유가 있구나.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함(THEATER)
                                           7월 7일 내 일기                                                        7월 9일 스노우캣 일기 (출처:여기로 존트!)

이 영화를 보면서 식욕을 느낀이들이 많았나보다. 반드시 밥을 든든히 먹고 관람해야할 영화.
(빨리 보고 그려버리길 잘했다. 안 그랬음 표절소리 들었을 수도. 히히)

원더풀 라이프(TV)
이 영화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에 환타지의 옷을 입힌 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를 생각해보는데 고민의 겨를도 없이 7, 8살 이전을 떠올리려 하고 있다. 정말로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건지, 실현도 못할 너무나 큰 야망을 안고 살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
조선일보의 TV영화 별점에서 이동진 기자는 이 영화에 별 다섯 개 만점을 줬다. 알고 보니 출시된 DVD 코멘터리도 자청해서 직접 했다 한다. 단단히 감동 먹은 모양이다.

조선일보의 TV영화평은 지금의 이동진 기자의 글 보다 예전 전찬일의 글이 더 나았다. 훨씬 정갈했다는 느낌이다.

디어 헌터(DVD)
올해 본 최고의 ‘공포영화’로 남을 것 같다. 러시안 루울렛 장면에서 ‘후덜덜’ 떨고나니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다. 전쟁의 공포와 후유증을 이토록 진하게 느끼게 하는 영화가 또 있을까싶다. 아아... 무셔~
광식이 동생 광태(DVD 대여)
‘하하,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적미적 말도 못하고 주위만 빙빙 돌다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김주혁의 캐릭터를 보고 내가 와입후님께 한 말이다. 아, 사랑스런 김주혁
부잣집에 시집가서 잘살고 있는 이요원은 여전히 아름답구나. 원정출산이니 뭐니 해도 예쁘신 분들은 미워할 수가 없다.

언터처블(DVD)
나이를 쳐 먹어가면서 점점 마음에 드는 장르가 생겼다면 그건 갱스터 영화다. 10대 20대땐 공포영화가 그렇게 좋더니 날이 갈수록 흥미가 없어지고, 지금은 이마에 힘 빡주고 의리 운운하면서 총질해대는 갱영화가 너무 좋아졌다. 구입한 DVD중 두 번 이상 틀어보는 것도 이 분야의 영화들. 공포영화가 체제전복적이고 반항적인 맛이 있다면 갱스터 영화들은 세상의 질서를 인정하면서 또하나의 질서를 만들어 나름의 자치를 이루는 의미에서 반항적인 맛이 있다.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보다 조연인 앤디 가르시아가 더 매력적인 영화. 로버트 드니로는 이때부터 범접할 수 없는 거물의 삘을 풍기고.

심플맨(DVD)
작품을 원해서 구입한 게 아니라 다른 영화를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DVD인데 소박한 유머도 있고 삶에 대해 생각하고자 하는 것도 보이고 해서 좋았다. 주인공들이 실내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 꽤 유쾌하다.

브이 포 벤데타(DVD)
개똥철학이 난무할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는데 의외로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알지 못한 함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편하게 재미있게 봤다.
판타스틱소녀백서(TV)
두 소녀의 입장이 아닌 ‘주인공 스티브 부세미’를 중심으로 영화를 보게 되면 색다른 성인영화가 된다.

버팔로66(DVD)
납치된 여자가 순순히 따라가 순순히 사랑에 빠지는 설정은 맘에 들지 않는다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빈센트 갈로의 솜씨, 영화 전반의 불완전한 기운을 불어넣는 음악을 만든 빈센트 갈로의 솜씨, 상처를 안고 있는 또라이같은 인간을 리얼하게 연기한 빈센트 갈로의 솜씨는 실로 대단하구나. 마치 ‘길’에서의 젤소미나를 보는 듯했던 크리스티나 리치의 눈빛 연기 또한 멋졌다. 이 두 사람, 좋아하게 됐다.
의외의 결말이 무척 재미있었다.

가든 스테이트(DVD)
나탈리 포트만도 사랑스럽지만, 가슴에 상처와 결함을 가지고 있던 두꺼운 입술의 총각 잭 브라프가 변화해 가는 것도 흐뭇하다.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소개팅 주선하는 마음으로 홍보하고 싶은 영화.
감독도 잭 브라프. 제작비 때문인지 감독, 주연을 겸하는 일이 많구나.

연지구(DVD)
영화를 보던 중 너무 반가운 얼굴이 등장, 그 이름 ‘주보의’. 영웅본색에서 장국영의 ‘아를 낳아주는’ 역할을 했던 예쁜이. 앳된 장국영과 개성파 마스크(!)의 매염방의 명연이 관금붕의 손에서 잘 쪼물딱 거려진 시대초월 고스트러브스토리.

아, 골든하베스트의 옛날 홍콩영화들 다시 보고 싶다. 최신 대작들 외엔 취급도 안하는 부실한 대여점들 같으니라구.

괴물(THEATER)
1. 사회 비판이나 풍자의 방법을 조금만 더 돌려치기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기분. 정치적인 함의를 강조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강조하려다 보니 너무 ‘작위적인 비현실’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 90년대 초 만화동아리작품들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몰아가기식 설정이 조금만 절제되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쓱싹쓱싹 택시 안에서 대강 쑤셔 화염병 만들고선 그걸 양손에 들고 뛰는 모습에선 낭만적 운동권의 냄새가 살짝 나기도. 한국 흥행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허니문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단문의 호평 일색인 이 분위기에서 이제는 뭔가 정밀한 내용이 하나둘씩 나와야 될 것 같은데.(조갑제, 지만원의 현란한 비평, 그런 거 말구)

2. 원주 롯데 씨네마에서 봤는데 인물들의 말소리가 앞쪽에서만 울리면서 웅얼대서 몇몇 대사는 뭐라고 하는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집중은 됐지만.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다. 괴물, 괴수, 용 나오는 영화는 언제나 환영.

비열한 거리(DVD)
이태리 이민가 출신인 마틴 스콜세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이질감과 일상화된 범죄와 폭력. ‘mean streets’의 ‘mean'은 '비열한'이라기보다 ‘비루한, 추잡한’에 가까운 뜻일 듯. 딱히 비열한지는 모르겠다.
by 지루박 | 2006/08/03 10:52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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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ynie at 2006/08/03 11:05
일단 일등 찍고! 가든스테이트, 나무가 많은 '뉴저지'의 애칭이라고 해요. 저도 이영화 갠적으로 아낍니다. 늘 별볼일없는 루저들에게 애착이 가기 때문에(특히 잭의 친구, 현재 매기질렌할의 남친, 피터 사스가드가 엄마와 사이좋게 물대마 피워대는 장면 쵝오!;) 영화보다 더 완성도 높은 OST도 추천입니다요.
Commented by Astarot at 2006/08/03 11:17
원더풀 라이프가 순간 원더풀 데이즈로 보였습니다;; 비열한 거리라길래 조인성 주연의 국내영화인줄^^;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8/03 11:37
주보의가 가장 반갑군요. 은퇴 후 어떻게 살고 있는 지 궁금하네요. 좋은 반려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면 좋겠는 데....
Commented by fish at 2006/08/03 12:21
영화볼때 제발 핸드폰좀 안꺼냈음 좋겠다니까요. 제 바루옆에 앉았던 오버녀는 괴물 보는 내내 문자 메세지를 날리더만요. 문자 날리면서 소리 질러가며 옆에 친구에게 안겨가며... 왕짜증... 눈이 부셔서 영화에 집중이 안되서 다시 보고파요. 제대로.
Commented by 디케이 at 2006/08/03 12:45
영화 굉장히 많이 보셨네요 -_-d
전 7월에는 해적하고 괴물밖에 못 봤는데;;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6/08/03 13:27
광식이 동생 광태, 저도 생각 없이 빌렸다가, 계속 킬킬대면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Commented by 아임낫네티즌 at 2006/08/03 13:59
7월달은 대략..드 니로 아저씨 콜렉션이네요..^^ 저도 몹시나 좋아하는 영화들...간혹 느끼지만 취향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근데..연지구..인가요? 난 이날까지 인지구..로 잘못 알고 잇었던 걸까요??
Commented by 로토 at 2006/08/03 14:10
영화 안본지 꽤나 오래됐네요.

영화관 가는걸 엄청~나게 귀찮아해서;

그래도 괴물은 관심이 가는군요.
Commented by 마쉬멜로우 at 2006/08/03 15:07
버팔로 66을 2000년 쯤인가? 시사회로 봤었는데, 남산 감독협회 시사실인가? 하는 데서요. 어둑어둑해지는 길을 걸어 내려와서 명동을 지나 종로까지 걸어가는데, 마지막 장면때문에 가슴이 두근두근. 그걸 같이 나눌 사람이 그때나 지금이나 없어서 억울할 따름입니다. ㅎㅎ
Commented by punctual at 2006/08/03 16:24
스펙트럼이 무척....다양하시네요.

애가 크고 처가 ...싫어하는것을 빼다보면...점점...로멘틱 코메디 밖에 못봐서..ㅠ.ㅠ
Commented by A-Typical at 2006/08/03 17:46
OST는 장수그룹이지만 멤버 교체가 잦아요.
Commented by 피피 at 2006/08/03 19:34
여전히 영화 많이 보셨네요.
분노의 주먹은 저도 너무 좋아하는 영환데!!!!
여기서 보니 반가워요! 게다가 지루박님도 좋았다고 하시니 더욱!!!^^
휴가는 다녀 오셨나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8/03 23:00
cynie님/ 역시 제가 생각해도 이건 씨니님 취향의 영화. 안그래도 O.S.T를 질러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Astarot님/ 우리나라 영화들이 외국유명영화들의 제목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던데 개인적으론 좀 개성 없어보여요.

marlowe님/ 전 ‘주보의’라는 이름보다 예전에 일본영화잡지를 보던 영향으로 ‘에밀리 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데 디비디 껍데기에서 이름을 보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 당시 여배우중에 ‘레지나 켄트’라고 프로젝트A2에 나오는 배우도 좋아했었는데 어제 검색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미 고인이 되었더군요. 흙. (알고 계셨어요?)

fish님/ 전 그런 경우 자리를 아예 옮겨버립니다. 뭐, 요즘 괴물 상영관처럼 빈자리가 없을 경우라면 힘들겠네요...;;

디케이님/ 딱히 별다른 취미가 없는지라... 눈에 쉴새없이 그림이나 활자를 바르는걸 좋아해요.

조나쓰님/ 사실은 저 영화, 조나쓰님의 추천으로 본 겁니다. 생각보다 훨씬 재밌더군요. 음악 쓰는 것도 그렇고 감독이 약간 매니아적인 취미가 있는 것 같았어요. 마찬가지로 영화 내내 낄낄대며 봤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8/03 23:02
아임낫네티즌님/ 좋은친구들과 카지노가 8월 상영 대기 중입니다. 갱무비 너무 좋아요. ^^인지구는 개봉 당시 제목이긴 한데 ‘연’자의 오독 표기라고 하더군요. 최근 발매된 DVD부턴가 ‘연지구’로 표시되었습니다. 전 이번에 처음 본 영환데 만족스럽네요.

로토님/ 괴물, 재밌습니다. 취향을 크게 탈만한 소재도 아니고 아무래도 요즈 워낙 화제니깐 봐주는 것도 좋을듯..

마쉬멜로우님/ 저 영화 너무 소장하고 싶어서 몇 년을 찾아 헤매다 최근에야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필름으로 보셨다니 무척 부럽습니다.

puctual님/ 저도 결혼하고 나선 ‘착한 영화’를 주로 보게 됩니다. 강도 높은 영화들은 주로 와이프 없을 때 틀어요. 영화는 스펙트럼이 넓다기보다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본다라는 게 정확할 듯^^*

A-typical님/ 하하. 맞아요. 멤버교체도 잦은데다 거의 모든 음악 장르를 소화해내죠. 정말 대단해요.

피피님/ 분노의 주먹, 아, 좋아요. 휴가는 10일부터예요. 또 바다를 건너게 될 것 같네요. 애색희 없을 때 많이 싸돌아다닐라구요.
Commented by 비에로 at 2006/08/04 18:22
버팔로 66이 매력적으로 보이네요. 한번 찾아봐야 겠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8/04 22:25
보고나면 의외의 대박을 건졌네,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적극 추천.
미키 루크도 나와요.^^
Commented by underbar at 2006/08/05 23:25
괴물보고 왔어요...심형래 용가리가 오버랩되는건 또 뭰지^^ 전 별루였어요 사회비판이나 풍자가 있는듯한 냄새를 피우고싶어하는 의도에 오염된 영화 같았어요..음 송강호의 아버지로 나온 사람- 배우이름 기억 안나요 - 그사람 연기만 높이 사고 싶네요...사오년만에 극장엘 갔는데 .. 팝콘이 그렇게 비싼 줄 몰랐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8/06 15:23
4, 5년만이라니 호호. 결혼하고나면 확실히 극장가기가 힘들죠. 직장에 있는 한 분은 '사랑과 영혼'이후로 한번도 극장을 안갔다고 하더군요.
괴물의 봉준호감독은 원래가 사회비판적 영화를 자주 만드시고 자기 사상을 드러내기 좋아하시는 분인데 괴물에서의 묘사는 너무 세련되지 못한면이 있어서 조금 실망했달까.. 그런게 있었어요. 게다가 제가 '그시절에 운동 좀 했네'하고 떠벌리는 명문대 출신들에 편견과 반감같은게 있어서.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8/06 17:07
네. 레지나와 에밀리가 꽤 비슷하게 생겼죠.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8/06 21:28
레지나의 죽음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학교 다닐때 제가 쫄쫄 따라다니던 아낙네의 세례명이 '레지나'라 더 애착이 가는 배우였는데...
Commented by 막내동상 at 2006/08/16 16:27
원더풀라이프 나도 이동진과 쌤쌤인데.
을마나 감동먹었는데..나도 DVD샀는데.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8/16 21:33
이동진의 코멍터리를 들어보구 시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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