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여행기
몇달전 다녀온 후쿠오카 여행을 다시 우려먹어 봅니다. 8월 중순에 다녀왔으니 한달이 훨씬 넘었지만 꼴딱 숨 넘어갈듯한 흥분 상태는 아직 그대롭니다. 찍어온 사진도 활용할 겸 세번째 여행기 올려봅니다. 지겹지만 한번 만 더 봐주세요.

매일 아침 호텔에서 나오는 아침식사입니다. 아무리 싸구려 패키지라도 먹을 것 정말 없군요. 뎅장국에 김3장, 베이컨과 주방장이 입으로 잘근잘근 씹어서 뱉어놓은 듯한 계란후라이밖에 없어요.

더 이상 저질 블랙퍼스트로 연명할 수 없습니다. 다행으로 마지막 코스인 유후인 온천에서는 지인의 도움으로 여관(료칸), 일본전통의 고급 숙소에 묵게 되었습니다. 머리가 크거나 작거나 상관없이 두당 20만원을 넘는 수준의 숙박업소입니다. 대학교 1학년때 친구들끼리 모여서 포르노보던 그런 국산 여관들하곤 질이 틀립니다.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가면 이런 형장에 갖혀버립니다. 사실은 휴게실입니다. 방을 배정하는 동안 차도 끓여주고 스포츠신문도 줍니다.

배정받은 방의 이름이 '山鳥', 일본 발음으로 야마도리입니다. 정말 야마도는 이름이군요.

방을 들어가면 놀랍니다. 둘이서 하룻밤 지내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창밖의 앞산에선 온천 연기가 모락모락 납니다. 여자들이 옷을 다 벗고 온천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건 거짓말...

일단 밥차려 줄때까지 밖에서 놀다옵니다. 예쁜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역도산도 식후경이라고 금상받은 명인이 만든 고로케를 먹어줍니다. 별 맛있는 줄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금상위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다 있는게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가게들이 이런식입니다. 부잣집 전원주택같은 풍입니다. 가족들 선물할 것 사기 좋은 동네이니 참고하세요.

개에 관한 모든 물건을 파는 가게입니다. 위에 액자만 찍었어요.

여긴 고양이에 관한 모든 물건을 파는 가게입니다.

비리비리하게 생긴 오빠가 구루마를 끌고 다닙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갖다댔더니 친절하게도 씨익 얼굴을 쪼게 주었습니다

방으로 들어오면 온천을 갑니다. 총 4개의 온천이 있었는데 반은 야외에 있는 형태입니다. 빨가벗고 하늘을 보면서 온천을 하는 기분이 묘하게 좋습니다. 달빛과 별빛과 바람의 힘으로 배안에 생명체라도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 그리고 일본사람들 목욕탕에서 수건으로 가리고 다닌다는 것 다 구라입니다. 전부 덜렁덜렁 그냥 다닙니다. 탕에 들어가면 먼저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곤방와'하고 인사를 하더군요. 여행 내내 침묵소년 컨셉이라 '아, 예...'라고만 대답합니다.

방에 들어오니 식사준비의 흔적이 보입니다. 부채에 음식을 올려놓고 한국에서 온 촌놈 기를 죽입니다.

이게 다야?라고 말하자마자 코스식으로 아주머니가 음식을 하나씩 들고 들어옵니다. 엄청 감질납니다. 이제 된장스럽게 먹은 음식을 찍어봅니다.

우와앙

얼음이 동동 떠있는, 술이었던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얼음그릇에 사시미... 만드느라 욕 좀 봤겠어요.

뭔지 모르겠습니다

해초가 들어있는 죽

조그만 돌을 달궈와서 그위에 고기를 구워먹습니다.

순두부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요.

도대체 기억 나는게 뭐냐..

소바

뎅장국에 밥이 나오며 마무리. 밥상 풀샷입니다.


먹고나면 아주머니가 치워줍니다. 밤에는 이불도 깔아주고 아침이 되면 이불을 개어줍니다. 너무 잘해준다고 정신나가서 ' 나 아줌마와 결혼 할거야' 이런 말은 하지맙시다.
이제 목욕 또해야죠. 4개의 탕이 있는데 남탕이 2개, 여탕이 2개. 하지만 밤 10시를 기점으로 남,녀탕의 위치를 바꿉니다. 그러니깐 10시가 넘으면 여인네들의 향기가 남아있는 탕에서 은밀한 상상을 하며 목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향기가 남는 건 좋지만 둥둥 떠다니는 털은 어쩌라구?라곤 말하지 마세요. 저질 개그는 이제 안할 겁니다.
다음날 공항으로 가는길에 동네 문방구를 들렀습니다. 일본 문방구도 불량식품이 득실득실합니다.
가게엔 초난강씨가 80년대 인형극의 얼굴로 이야기합니다. 2011년부턴 아날로그 방송은 안하니 디지털 테레비 사랍니다.
버스 터미널의 화장실 표지판입니다. 그냥 이런 풍의 그림을 좋아해서 찍었습니다.
공항 매점입니다. '여기에 캔과 병을 버리는군 지 마세요'라고 되어 있군요. 버리는 사람의 입장에선 '아, 여기에 버리는군'이니깐 틀린 말은 아니네요.

이상이예요. 다음에 후쿠오카 갈 일 있으면 참고 하세요. 전 이제 언제 해외로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흙.

*
여행기1) 후쿠오카를 배우자
여행기2) 후쿠오카 사진대방출
by 지루박 | 2006/09/24 22:09 | 달려라 일기 | 트랙백 | 덧글(30)
트랙백 주소 : http://xirupark.egloos.com/tb/141987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09/24 22:24
아싸 1등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09/24 22:25
정말 가고 싶습니다. 정말로...흙흙흙 ㅜ.ㅜ (애인님 꼬셔보고 있어요;;)
Commented by AMAGIN at 2006/09/24 22:29
으흐....저도 가보고 싶습니다. 부러워욥..;ㅂ;
Commented by Layner at 2006/09/24 23:25
저도 코스 요리를 먹고 싶습니다...-ㅠ- / 해외라...저는 신용카드로 아시아나 마일리지 3만점 쌓으면 일본 다녀오겠습니다. (과연 몇년안에 쌓을 수 있을 것인지...OTL)
Commented by 리체 at 2006/09/24 23:26
아아, 참고하겠습니다. 부러운 여행기.@@
Commented by 너구리 at 2006/09/24 23:49
침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일식 코스요리라면 아주 환장을 하고 덤벼들어 먹거든요. 아... 저 얼음그릇에 사시미 먹을수만 있다면 저는 지금 하루종일 굶으라고 해도 할것 같아요.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6/09/25 00:19
이번에 쿄토가서 기온 코스요리를 먹었는데 그것과 살짝 비슷하군요.
온천과 함께여서 질적으로 밀립니다만...^^;;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9/25 00:23
저 강아지 가게에 가보고 싶군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초난강씨 피부가 안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피부를 가릴려고 일부러 짙은 화장을 하나봐요.
Commented by 하늘처럼™ at 2006/09/25 00:40
저도 후쿠오카 다녀왔는데.. 저랑은 좀 차이가 나는 수준의 관광을 하셨습니다!!
오오.. 저 비싸다는 여관에.. +_+
Commented by 지연 at 2006/09/25 00:56
방규모를 보나 음식나오는걸보나,,정말 고급여관에 다녀오셨네요. 저희집에서도 차로 30분만 가면 온천지역인데,,이상하게 안가게 되네요. 언제든지 갈수있는곳이라는 관념때문인지..서울사는 사람이 63빌딩 안가본거랑 똑같은거 같아요..그러고보니저 아직도 63빌딩 안가봤네요^^;;

저도 육아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이런 여관가서 3일만 푸욱~~쉬다 왔으면 소원이 없겠네요..ㅜㅜ 흙!
Commented by 로토 at 2006/09/25 06:16
멋지네요.
Commented by 쑨님 at 2006/09/25 07:49
저도 7월 말에 후쿠오카에 다녀왔었어요..^^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네요.
Commented by 이중인격 at 2006/09/25 09:18
한순간..잊었다가 다시 뽐뿌구만요. -_-
야외온천이 그립습니다..ㅡㅠㅡ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09/25 09:58
덜렁덜렁 사진은 어딨는 겁니까?
Commented by 비리 at 2006/09/25 13:09
...-ㅅ-)b 성공하셨습니다..염장질 당했거든요...
가고싶어가고싶어..으아아아....
Commented by 오리대마왕 at 2006/09/25 18:43
"여기에 캔을 버리는군"이 너무 재밌"군"요!
저도 작년에 놀러갔을때 저렇게 탕을 바꾸던데, 정말 왜 바꾸는 지 모르겠어요.
@아쉽게도 털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험험.
Commented by 비에로 at 2006/09/25 20:35
맨처음의 브랙퍼스트도 저에게는 대단히 맛있어 보이네요. ㅠ.ㅠ
Commented by 루베 at 2006/09/25 20:35
즐거운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간접적이나마 여행을 다녀온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
Commented by 나특한 at 2006/09/25 21:27
밥상풀샷이 감동적이에요. 아아아.
비오는날 야외온천을 간다면 왠지 추우면서 따땃한 기분이 좋을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Commented by ㅋ위 at 2006/09/26 04:20
일단 대충 훑어봤는데 아침밥 진짜 성의없네요. 발로 만든다는게 저런건가...크하하하.
숙소는 참 깔끔하고 일본적이네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9/26 05:07
꿈의대화님/ 한때 1등 단골이셨잖아요. 애인님과 다녀오신다니 부럽군요. 전 총각 때 그런 건 못해봐서...

AMAGIN님/ 다녀오시죠. 가깝잖아요.

Layner님/ 일본 오래 사시다 오셨잖아요. 다른 나라로 가세요. 2번 간 제가 지겨울라 하는데...

리체님/ 히히, 비싼 데예요...

너구리님/ 아, 먼 곳에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제 저런 음식 드시려면 언제쯤... 열심히 하세요. 은근히 부럽군요.

아우라님/ 저도 쿄토의 기온거리 가봤었는데, 섹시한 아줌마들이 호객행위 하던데요? 거기서 코스요리 드신겝니까?? 부럽부럽..

marlowe님/ 개와 관련한 각종 악세사리, 인형들이 득실득실합니다. 초난강이 피부가 안 좋은가보군요.

하늘처럼님/ 저 여관은 와이프 아는사람덕으로 공짜로 이용했어요. 고마우신 분...

지연님/ 전 63빌딩은 섭렵했는데 남산타워는 못가봤어요. 예원이 조금만 더 크면 여관에서 푹쉬는것도 무리는 아니겠어요.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로또님/ 네, ‘멋지다 후쿠오카’였습니다.

쑨님님/ 동네가 참 깨끗하고 조용한 게 마음에 들더군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9/26 05:08
이중인격님/ 흠, 여행시리즈에 뽐뿌를 잘 받으시는군요. 음.. 알았어요... 더 우려내볼까 생각중.

석양무사님/ 덜렁거리는 거 찍었다간 칼침맞고 온천탕에 뜰지도... 저 탕 사진도 와이프가 찍어왔습니다. 카메라에 물 안 묻히고 잘 찍었대요.

비리님/ 여행은 필 받았을 때 질러야 됩니다. 가까운 추석연휴도 있는걸요.

오리대마왕님/ 여자와 남자의 기를 서로 받는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요...

비에로님/ 화려해 보여도 반찬으로 먹을건 별로 안돼요. 토마토라던가, 스파게티 조각이라던가, 식초에 떡이 된 우무묵, 케찹 등은 밥과 먹기엔 조금...

루베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나특한님/ 이제 보니 풀샷 사진은 다음날 아침상인 것 같습니다.^^; 저도 비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에 온천 다시 하고 싶어요. 가을이 야외온천의 최고의 시즌이라더군요. 단풍과 어울려서 그렇게 멋지답니다.

ㅋ위님/ 여행 상품이 싼 가격이라... 숙소는 비싼 곳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아주아주...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9/26 05:10
아이구, 잠자리에 누웠다가 도저히 잠이 안와서 일어났는데 새벽 5시가 되어도 여전하네요.
오늘 낮에 죽었구나.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6/09/26 08:26
에구, 날을 새우셨군요. 그나저나- 후쿠오카 다녀오셔서 몸무게가 좀 늘어났다든가 하는 증상이 있지는 않으셨습니까?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9/26 09:04
2시간도 못자고 출근했습니다, 많이 걸어다녀서 인지 몸무게가 잠시 줄었더군요. 근데 이내 금방 쪘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맥심 커피 안마셔야 되는데...
Commented by 돌아온바람뷘 at 2006/09/27 00:26
침묵소년 주몽시청을 끝냄과 동시에 지금쯤 쓰라지셨긋네요 ^^ 푸훗
Commented by PETER at 2006/09/28 01:51
저번에도 누군가 질문했던거 같긴 한데 비용이 궁금해요 :-(
Commented at 2006/09/28 06: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ㅋ위 at 2006/09/28 07:52
음식은 정갈하고 숙소는 아담하고 이쁘네요.
일본여행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네요.
음식이 너무 예뻐요.
일본음식은 눈으로 먹는다는게 저런걸 두고 하는 말일까요?
음식 만들때 항상 데코(?)에 신경안써서 맨날 욕먹지만...
이젠 인정해야 겠어요. 모양도 맛이다.
그나저나 글에 탄력 받으셨네요. 재밌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9/28 09:14
바람뷘님/ 주몽 보고나서 비디오 반쯤 보다가 잠들었었죠.. 2시쯤엔가 잤을겁니다. 아마. 요즘 잡생각이 많아서 잠이 잘 안오네요.

PETER님/ 저 집은 두당 20만원 수준인 것 같구요(정확하진 않아요) 저기보다 싼곳도, 비싼곳도 많다네요.

비공개님/ 약장수 톰 저 색희는 어떻게 해야 안오는지 모르겠네요. 특정 포스팅에만 계속 덧글이 붙는데 무슨 자동 프로그램으로 덧글이 쓰여지는지.

ㅋ위님/ 지단 썰기에 감동받았었는데, 데코도 충분히 해내시리라 생각듭니다. 탄력은 요 무슨... ^^*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