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물건

카메라
2003년도 2월에 벼르고 별렀던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 장만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첫 구입시 대부분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 사이트들의 도움도 얻고 주위 이야기도 들으면서 기종을 정하고, 그 뒤엔 최저가로 구입할 곳을 찾으면서 몇 개월간 사투를 벌이다 장만한 게 캐논의 V3였다. 당시 입문용이라면 니콘의 쿨25, 캐논의 V2라 하던 때 캐논의 신제품 V3는 만족스러운 물건이었고, 내공수련의 의지가 없는 인간이 쓰기엔 그럭저럭 괜찮은 놈이었다.

별 무리 없이 쓰던 카메라가 올해 봄부터 사진이 푸르게 나오고 줄무늬가 생기는 이상현상을 보이며 중병을 앓았다. 원주에는 캐논 카메라를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난감해하며 그냥 쳐 박아두고만 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나중에야 서울에 있는 동생에게 수리를 부탁했다. 원래가 홀로 노는 성격이기도 하고, 내 손으로 뭔가를 직접 해야 속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하고, 작은 회사에만 있다보니 업무를 분담해서 하는 일에 익숙치 못하기도 해서 가까운 사람에게 맡기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도 못했나보다.

동생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 V3란 놈이 중대한 결함이 있다 했던가, 부품이 없다던가 한 이유로 다른 기종으로 무상교환해 준다고 했다. 3년 넘는 동안 잘 써오다 이제 질릴만하니 무상기변이라니, 기뻐라.
캐논 익서스60. 지난번에 쓰던 것보다 2배는 가벼워지고 작아졌다. 게다가 화소수도 늘었고. 광학 2배줌은 항상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이제 광학3배까지 되는 게 제일 맘에 든다. 우리 부부의 소풍 때 몇 컷 찍는 거랑, 밥그릇 찍고 ‘나 이런 것 먹었어요’ 자랑질 하는 게 내가 찍는 사진의 대부분이지만 새 카메라가 생기니 뭔가 대단한 작품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가 크다.

‘SLR로 가시죠’라고 주위에서 바람을 넣는 놈도 있는데 그럴 의지도, 시간도, 돈도 없다. 오히려 HD캠코더로 영상물을 찍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해서 추이를 보고 있는 중. 아직은 가격이 높은 데다 당장 목돈이 없는 관계로 나중에 애색희 생기면 장인어른한테 추접 떨면서 한번 졸라 볼 생각.

난방기
평소 1~2만원 수준이던 도시가스비가 지난해 첫겨울 20만원이 넘게 나온 걸 보고 뒤로 벌렁 자빠져버린 박봉의 공장떼기. 그 이후 가스비 절약을 위해 만족스러운 난방을 하지 못하고 불우한 나날을 보냈다. 안 그래도 추위에 약한 나에게 이건 완전 불에 담근 인두로 찌찌를 지지는 고문의 수준.

지난겨울은 그냥 참고 지냈지만 올해는 안되겠다 싶어서 난방기구를 찾아봤다. 불에 닿는 면만 뜨거워지는 난로형보다는 좁은 공간만큼은 확실한 열을 주는 일본의 코타츠 같은게 히키코모리의 방바닥 라이프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열심히 검색했는데. 결론은 8~9만원짜리 하나를 사게 되면 배송비가 12~13만원이 나와 버리는, 젖보다 젖꼭지가 더 큰 상황이 발생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작은 난방기나 하나 사자고 하이마트로 갔다. 하이마트엔 결혼 할 때 구입한 가전제품들로 포인트가 제법 되니 돈이 없어도 소형 난방기 하나 정도는 살 수 있었다.
하이마트 골드 회원 5% 할인을 받아 29,500원 포인트로 구입한 이 제품. 만족스럽다. 저가의 앉은뱅이형임에도 불구하고 원적외선이 방출되고 180도 회전도 된다. 이제 아침 기상 직후의 고통스런 추위도 어느 정도 극복이 되고 집에 혼자 있어 보일러 켜기 아까울 때에도 이것만 켜면 되니 꽤나 유용하다. 하지만 여전히 따스함에 대한 아쉬움은 커서 ‘뜨끈뜨끈한 방바닥은 몇 년을 더 일해야 실현될 수 있을까’라며 한숨을 쉰다. 힘내라 지루박!
by 지루박 | 2006/11/23 23:22 | 달려라 일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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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starot at 2006/11/23 23:26
우왓- 축하드립니다. 근데 저거 전기를 많이 잡아먹지 않나요?!
히터도 좋지만 역시 따뜻한 방바닥이 최고ㅠㅠ
Commented by 피피 at 2006/11/23 23:37
엇! 저희도 보일러 배관을 갈아야 할 때인지. 도통 바닥이 따땃해 지지를 않아가지고
어제 위에것 같은 작은 히터 하나 샀는데
찌찌뽕일라나요? ^^
Commented by A-Typical at 2006/11/23 23:39
오오~ 무상기변!!!
제게도 그런 은혜로운 일이 생길까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6/11/23 23:50
저는 혼자 살 때 석유난로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전열기구는 왠지 불편해서요.)
Commented by 너구리 at 2006/11/24 04:34
옥장판은 겨울에 필수품. 집안 전체에 보일러 돌리기 아까울때 딱 좋아요. 뜨끈뜨끈하고, 요즘엔 절전형도 있어서 전기요금 그리 많이 안나온다죠.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6/11/24 08:55
멋진 사진 기대할께요! ^^ 히터는 선풍기처럼 돌리면 그렇게 따뜻하지는 않더라구요. 한 방향 정해서 집중 난방하세요. 딱 90도만 돌아간다든가 60도만 돌아가는 기능이 있으면 좋을텐데.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11/24 10:41
아뉘... 헌 카메라를 새 카메라로! 그것도 무상으로! 좋으시겠습니다.
일전에 저도 엘르쥐 밥솥쓰다가 폭발사고 당시 보상금도 받고 전액환불 받아서 큭큭밭솥으로 바꾼 기억이 나는군요.^^
Commented by 영래 at 2006/11/24 11:26
눈팅만하다 글남깁니다! 요즘에도 헌집주고 새집받는게 가능하군요 ^^ 부러워요 !
Commented by 강설 at 2006/11/24 16:44
저도 카메라 고장이 나서 캐논에 AS를 받아야하는데 저렇게 무상기변좀 해주면 좋겠네요 ㅜㅜ
무상AS기간이 다 끝나서...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11/24 19:42
읽다보니 아까 낮(2시무렵)에 학교 매점 난방기- 그 외 커다랗고 웅~웅~소리내는...회사 식당 같은 곳에 두는 넘 있잖아요? 그 거 앞에 앉아서는
꾸벅꾸벅 졸던 생각이 나네요. 그러고 1시간 동안 학생들도 몇 없는 매점안 난방기 앞에 혼자 주저앉아 졸고 있으니 지나가던 03학번 후배가
커피를 뽑아다 주더군요. 행복했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11/24 23:38
Astarot님/ 저도 전기세가 걱정이긴한데 판매원말론 하루 8시간 기준으로 한달 3~4만원이라더군요. 한 1만원 정도 올라가면 다행인데.. 담달 관리비를 보고 나서 조치를.

피피님/ 찌찌뽕..우리 동네에선 ‘꽈배기’라고 했습니다. 잘 사셨어요. 점점 추워지는데 제법 든든하네요.

A-typical님/ 뭐, 항상 착하게 살다보면... ^^;

marlowe님/ 석유난로가 좋죠. 예전에 작은 사무실에서 석유곤로를 썼었는데 냄새가 심한 것 빼곤 훈훈하니 좋더군요.

너구리님/ 옥장판을 생각 못했군요. 그래도 뜨거운 열에 갖다대는 느낌이 좋아서 저 난방기에 만족!

우유차님/ 그러고 보니 저것 180도 회전까진 안 될 것 같습니다. 90도 정도 될려나... 도리도리형이라 단순히 180도라고 생각을 했군요. 음, 정정! 90도!!

석양무사님/ 집에서 폭발사고는 안났겠죠? 새 물건이 생기니깐 기분이 좋아요.

영래님/ 아유, 반갑습니다. 저 모델이 다 그런가봐요. 같은 날 같은 모델 산 후배녀석도 벌써 교환받았더군요.

강설님/ 제 경우도 무상수리 기간이 다 지난 경우니깐 아마 기종에 따라 가능할지도... 캐논을 엘쥐에서 손을 떼면서 변화가 있는 것 같던데요..

꿈의대화님/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굵은 파이프 형태의 것 말이죠? 그것 엄청 따뜻합니다. 회사에도 대형으로 3대 있는데 엄청 따뜻해요. 그 앞에서 졸다가, 커피 마시고.. 생각만 해도 포근합니다.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6/12/13 23:35
군대에 있을때 철사로 만든 통안에 전구를 켜놓고 자던 생각이 납니다. 의외로 따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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