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그래미 어워드
1984년도 그래미상 시상식은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시상식입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우연히 그 해의 시상식 방송분을 선경 공 테이프에 녹화해서 테이프가 끊어지도록 오래 동안 돌려 보았기 때문입니다. 뭐, 많이 보면 기억에 남죠. 3줄짜리 시조 하나도 못외워서 맨날 얻어터지던 돌대가리 소년이었다 하더라도요.

이 해의 시상식은 뭐로 유명하냐면 마이클 짹슨이 상을 휩쓸었던 걸로 유명합니다. 네, 그 유명한 ‘삐레’(Beat it!), ‘빌리진 날 봐요’ 등의 곡으로 흑색의 마이클씨는 세계정복을 해버립니다. 그러니깐, 이 일은 코메디언 김명덕이 명랑운동회에서 엉덩이로 풍선 터뜨리고 돌아오기 1등, 과자 따먹고 휘파람 불기 1등, 튜브 통과와 3단 구르기 계주에서도 1등을 해버리는 것과 동급의 괴력발휘였습니다.
빌리진 4단 콤보를 캡처했습니다.

"보이조지, 마이클~ 잭슨, 인기가 많다지만... 빙그레 팥만치! 인기만 할까요!"
하던 아이스바 광고도 있었습니다. 이거 기억하시는 분은 영감 냄새 뿜고 다닐 가능성이 높으니 방안에 방향제 하나씩 배치하세요.

이 해 마이클 잭슨은 총 8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합니다.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남자 복할, 베스트 R&B 복할, R&B 송(빌리진 날 봐요), 락 복할(삐레), 올해의 프로듀서, 어린이 앨범(E.T) 등등 총 8개 부문입니다.
암만봐도 흑색의 마이클 시절이 백색의 마이클시절보다 인물이 납니다.

시상식장 앞줄에 앉아서 그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앉았다 일어나길 반복하니 궁디에 땀띠가 생길 여유도 없거니와 시상대에 나와 ‘땡큐’를 연발해대니 주둥이가 쉴 틈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해, 시상식 이전의 83년도는 마이클 잭슨의 싹쓸이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특징이 있던 해 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영국 팝의 2차침공의 해였습니다. 비틀즈가 등장해서 미국을 버로우 시켜버린 1차 침공 이후 또다시 영국 딴따라들이 미국 애색희들의 g-스팟을 건드립니다. 컬처클럽과 듀란듀란의 공연장에는 수천장의 빤쓰가 날아다니고, 태평양 건너 조선 땅의 아낙네들의 책받침은 존 테일러와 닉 로즈로 통일시킵니다.
올해의 신인상. 제 기억으로 이 부문의 시상을 신디 로퍼가 했습니다. 괴상한 복장과 목소리의 신디 로퍼는 이 이후에 마돈나, 티나터너 등 비오는 날 오른쪽 귀에 해바라기 꼽고 다닐 것 같은 비슷한 컨셉 아줌마들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합니다.
신인상 후보는 컬쳐클럽과 빅 컨트리, 유리드믹스 등. 인기로 보나 파괴력으로 보나 컬처클럽의 몫은 당연했지만 유리드믹스가 수상을 놓친 것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애니 횽아는 전 세계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역사에 길이 남을 멋진 공연을 합니다.

그건 바로, 엘비스 구레나룻 리싸이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공연이 아니지요.

이날 무대에서는 허비행콕의 'Rockit' 연주 공연도 있었고, (전 3년전까지 이 곡 제목이 ‘Rocket'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빠떼리 이름이라니, 어쩐지 안어울리긴 했어요.)
플래쉬댄스 ‘what a feeling’의 아이린 카라가 여자 팝가수왕을 먹어버린 해이기도 합니다. 조르지오 모로더는 이 영화의 OST를 통해 작곡상을 먹구요. 삐짜 비디오 시절, 미성년자 관람불가라는 이유로 엄마가 못 보게 했던 이 영화를 착한 어린이 지루박은 아직도 보질 못했군요. 엄마 미워. (그러고보니 TV에서 할 때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옛날 동영상들을 뒤적거리다 삘을 받고 정리해봤는데 재미없군요. 역시 음악 포스팅은 힘들어요.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음력 설날에 또 한번 인사드리겠지만 역시 새해라는 기분은 양력이 기준이겠죠. 2007년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네요. 요년, 느낌이 좋은 년입니다. 햅피 누이여.
by 지루박 | 2006/12/28 01:09 | 달려라 일기 | 트랙백 | 덧글(20)
트랙백 주소 : http://xirupark.egloos.com/tb/147913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토끼 at 2006/12/28 01:11
잼있어요! ^_^ 좋은 포스팅 감사해요.

그리고 빙그레 팥만치를 몰라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12/28 01:33
헤헤...애니레녹스다.

2007년엔 혹시 황금돼지 아빠? ^^
Commented by Zikk at 2006/12/28 01:42
포스팅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빌리진 날 봐요'는 오늘 처음 알았네요. 앞으로 그 노래 들을테면 자꾸 저렇게 들릴꺼 같습니다
Commented by 리체 at 2006/12/28 02:58
재밌지 않으면 지루박님 포스팅이 아닌데요.^^
잘 보고 갑니당. 마이클은 어째서 적당한 때 멈추질 못한 것인지 원..ㅠ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6/12/28 05:10
아... 이 해 시상식은 저도 봤더랬습니다... 어릴 적 장면들은 왜 지금까지도 이리 잘 기억이 될까요...ㅡㅡ;;
Commented by marlowe at 2006/12/28 08:37
저도 기억납니다. 애니 레녹스와 보이 조지의 성 정체성에 대해 많이 궁금했죠.
김광한과 김기덕이 FM 팝 음악 프로그램의 양대산맥이였고,
빌보드 챠트를 외우면서 워크맨을 갖고다니던 아이들을 부러워했던 시절.
요즘 MP3 플레이어를 개나 소나 갖고다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Commented by 이중인격 at 2006/12/28 09:03
타임캡슐에 시상식 비됴대신 들어가도 될만하군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Commented by 비리 at 2006/12/28 09:07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저도 나눠주시고^^ 막~ 그러세요~오호호호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6/12/28 09:45
잘 봤습니다. 잠시나마 추억에 잠기어봤네요.
알아먹을 만한 이름이 많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지루박님 최고!
Commented by sesism at 2006/12/28 10:19
선경 공테이프도, 흑색 짹슨도, 모두 간지납니다. 지루박님도 새해 맞이 잘 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
Commented by punctual at 2006/12/28 11:10
으흐...

이런 회상 포스트에 기억 안나는게 하나도 없다는데서..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ㅠ..ㅠ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12/28 11:15
토끼님/ 헤헤. 고마워요. 팥만치, 아셔야 되는데 사람들이 다 모른 척 하시네...

꿈의대화님/ 애니레녹스 멋지지 않아요? 황금돼지라...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으흐흐.

Zikk님/ 당시 코메디 프로에서 마이클잭슨 분장을 하고 ‘빌리진, 날봐요’라 부르는 일은 너무 흔한 소재였습니다. 이하원이라는 개그맨이 있었는데 마이클잭슨 흉내는 그분이 참 잘했죠.

리체님/ 마이클은 쉼없이 이대로만 주욱 달려주믄 좋겠습니다. 얼굴이 뭉개져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조나쓰님/ 보셨군요. 저도 어릴적 쓸데없는 일들을 꽤 많이 기억하고 있어요. 공부는 못했으면서 이런 기억력은 왜 좋은 건지. 흙.

marlowe님/ 헤헤, 저도 소형 카세트가 귀하던 시절에 이퀄라이저와 오토리버스 기능이 있는 아이와 카셋트를 가지고 다녔죠. 영어 듣기 평가날에 그것 들고 가서 이어폰 꼽고 시험 쳤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상당히 재수 없었네요. 수입상가의 카셋트 진열장 보는게 과학 박람회 온 것 마냥 너무 신기하고 행복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눈물.

이중인격님/ 타임캡슐은 관 모양으로 특별제작!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리님/ 가진 복이 별로 없어서 나눠드릴 건 없는데, 그냥 자연 채취해서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석양무사님/ 이런 내용에 공감해 주시니 저도 한없이 기쁘고 고맙습니다. 석양무사님도 최고!

sesism님/ 감격. 고맙습니다. 세시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unctual님/ 그 옛날 TV에서 몇시간 동안만 방송했던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이라, 세월의 무상함까지야... ^^
Commented by PETER at 2006/12/29 11:50
1984년이면 제 나이 0살이군요;;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6/12/30 22:21
해피 뉴 이어, 지루박님께, 와잎후 님께. ^^
Commented by 제이투 at 2007/01/01 03:5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1/02 10:25
PETER님/ 84년도 여름, 마루에서 뒹굴거리며 엘에이 올림픽 김원기, 하형주 선수의 경기를 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백만년만에 획득한 올림픽 금메달이 넘실거리던 그때에 ,피터님은 탄생하셨군요! 부럽습니다.

우유차님/ 크흑, 감동.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제이투님/ 어이쿠, 반갑습니다. 제이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7/01/02 11:54
새해 봉만이 받으시라고 ....쿨럭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HAPPY NEW YEAR 입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1/02 16:47
고맙습니다. 새해 봉만이 받으세요. '봉만이' 이거 재밌군요.
Commented by 아우라 at 2007/01/02 23:58
크크크...'봉만이' 대박입니다.
마구 뿌려주시는 엔돌핀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새해 봉만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1/03 08:51
아우라님도 새해 봉만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아우라님의 힘있는 문장에 감동 받을 수 있다니 행복할 따름입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