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본 영화
올리버 트위스트(DVD)
‘피아니스트’의 대박 이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아이들과 볼 수 있는 영화를 한편 만들고자 짱구를 데굴데굴 굴리다가 ‘바로 이 영화야!’ 라고 무릎팍을 팍팍 쳤다는데. 찰스 디킨스의 아동 소설 원작을 멋지게 구현 한 듯 보이긴 하지만 어찌 그 만의 독특한 개성은 부족한 듯. 뭐 대단한 걸 바라는 건 아니고 좀 더 어두운 배경이라든가 조금 영악한 올리버라든가.

해피피트(DVD 대여)
기쁨 주고 감동 주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스토리.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서 일단 신난다. 탁타라탁탁 탭댄스가 즐겁고 남극의 빙산 배경이 류시원류시원하다. 요즘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너무 진짜 같아서 오히려 무섭고 징그러울 정도.

감독 조지 밀러 아저씨는 매드 맥스 같은 더러운 액션 영화 한편 더 만들어주면 안될까나. 응? 아저씨 .... 근데 아저씨 이름이 조지 밀러면 오줌이 맥주유? 그럼, 아저씨 아들 이름은 조지 밀러 라이트유?....

그만하자. 재미 읍다.

환생(DVD)
90년대는 확실히 이런 뒤집기 영화가 인기였다. 지금도 이런 종류의 뒤집기 영화를 여전히 좋아하고 여전히 결말에 놀란다.

응, 잘 속고, 의심 없고, 속고 나서 대단해하고... 감독이 공략하기 쉬운 관객 중 한명이랄까. 뒤집기의 명수 이승삼이 영화의 주인공이래도 난 속고말걸.

향수(DVD 대여)
세상에서 제일 좋은 향기는 사람의 향기이다. 인공적인 화학물이 아닌 사람의 향기에는 부드러움이 있고 가슴 떨림이 있고 행복함이 있다.
‘갈아만든 사람’의 향기가 살아있는 사람의 향기만큼 온화하진 못한 모양이다. 온 세상 사람들을 이른바 '떼X' 모드로 가게 하는 사랑이 충만한 향기도 순간적인 착각과 욕망 충족을 위한 도구 일뿐이었다.
세상은 누군가를 속이고 통치하기 위한 제도와 관습이 있다. 억압을 당하고 착취를 당하면서도 그것이 제도와 역사적인 문제라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요즘 세상 사람들을 보면 집단적으로 미치광이 향수를 맡은 듯하다.

그렘린 1, 2(DVD)
예전엔 몰랐는데 이 영화, 감독의 장난기가 가득하구나. 완전 애들을 가지고 놀구 있어. 키득키득.

남과 여(SBS TV)
생각보다 신선했다. 상처받은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가 화끈하고 좋았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화면빨과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정신없는 편집. ‘프랑스영화같은’이란 수식어가 이때부터 나온 건지.

영화를 보면 자동차 경주 대회에 나갔던 남자가 여자로부터 ‘사랑해요’라는 별안간의 ‘전보’를 받고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번개같은 스피드로 천리길을 달려 여자가 있는 곳까지 무한질주하는 크라이막스 부분이 있는데 요즘 같이 휴대폰이 전 국민에 보급된 세상에서 볼 땐 꽤 낭만적인 장면이라 생각했다.
퍼석하고 낭만 없는 내가 그 시절 그런 경우였었다면 ‘나도.’라고 맞전보를 때렸을 듯...

7인의 사무라이(DVD)
1,500원이라는 가격에 혹해서 리핑판을 하나 구입했다. 옛날 옛적 호랑이가 10단 콤보 관절꺾기를 하던 시절에 학교 상영회에서 영문자막의 조악한 화질로 한번 보고, 불법 다운로드로도 한번 봤으니 이제 3번째 본 셈이다.

영화가 살아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 캐릭터들은 자연산 도다리 마냥 도마위에서 팔딱거린다. 사무라이들은 서로 다른 개성과 성격으로 서로의 비늘에 스크래치를 내지만 함께 호흡한다. 물결에 따라 흐늘거리는 수초같은 농민들은 상황에 따라 각자의 잇속만 챙기고 비굴해지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일 뿐이다.

CG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은 생명이 없다. 생명을 가지지 못한 캐릭터가 관객을 압도하기 위해선 양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을 터. 헬름협곡의 생명 없는 오크떼가 수족관에 가득찬 9,900원짜리 양식 광어라면 7인의 사무라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제주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아가미를 벌렁거리는 다금바리다.

농민들은 평화를 찾았다. 노래를 찾았고 춤을 찾았고 밥을 찾았다. 하지만 사무라이들은 또다시 떠나야 한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용병들의 현실이다.
아... 호세....
(사진주인 : 오마이늬우스 장혜영)


좋아해 (J channel TV)
CF나 뮤직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 이런 ‘침묵의 롱테이크 하늘하늘 청춘 러브스토리’는 개인적으로 취향이 아니라서 느긋하게 못 보겠다. 이런 영환 줄 애초에 알았다면 녹화하지 않았을 텐데.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DVD 대여)
드류 배리모어는 갈수록 예뻐지고 휴 그랜트는 갈수록 쭈그렁 영감탱이가 되어가는구나. 80년대 팝의 띠용띠용 리듬으로 시작하면서 그 시절 음악을 회고하는 매니악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했으나 년놈들의 자빠링(이 용어 오랜만이다!)이 시작되면서 그저그런 데이트용 러브러브 무비로 흘러버린다. 중독성 있는 주제곡은 좋았다. Way Back Into Love.

by 지루박 | 2007/07/02 15:01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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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비리 at 2007/07/02 15:14
그여자작사 남자작곡...에서..불교숭배하는 그 아가씨 꽤나 웃겼어요.ㅎㅎ
Commented by 마쉬멜로우 at 2007/07/02 15:18
좋아해, 그래도 아이들이었을 때의 부분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친구들 더러 저거 같이 보자고 해서 꽤나 미안해 했습니다.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7/02 17:05
비리님/ 전 그 아가씨, 늠후 쉑쉬해서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습니다. @.@

마쉬멜로우님/보고 있는데 망망대해 찰랑거리는 파도위 보트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느낌이랄까. 잠도 솔솔 오는게..
영화 선택 잘못해서 미안할 땐 끝나고 크게 한방 쏘시고 벌주 한잔 마시면 되지요... 아, 땡긴다...
Commented by 시엔 at 2007/07/02 17:56
아앗, 그렘린!!!
전 저 영화 잊지를 못해요~ 유쾌하지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7/07/02 18:09
어 그램린 다시 한 번 봐야겠군요 저는 무시무시하게 무서웠던 영화였는데...
Commented by nipple at 2007/07/02 18:57
사람의 향기..감상적인 표현을 떠나 전 사람 살냄새를 좋아해요. (인위적인 향기는 샴푸나 비누 냄새 정도로 만족)

그래서 향수를 안쓰는데, 역으로 상대에겐 누가 되는건 아닐까 살짝 걱정스럽기도.

과연 내 향기는 사랑스러울까.... OTL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7/07/02 22:42
해피 피트, 초반부 20분 아기 펭귄 시절을 보면서 귀여워 죽다가 나머지는 -,.- 상태였답니다. 이 캐릭터들을 들고 픽사가 만들었다면 성공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아기 펭귄 시절만 80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혼을 빼놓지 않았을까요. ^^
Commented by 피피 at 2007/07/03 00:35
워웃!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있어요~~
그나저나 향수는 소설을 아주 오래전에 꽤 재밌게 읽어서
영화 개봉을 기대 했었는데, 역시 글을 읽으며 하는 연상과 영화로 보이는 광경은 너무 틀리더라구요.
어찌나 사실적인지.....책 읽을때는 안그랬는데, 영화볼때는 정말 헛구역질을 몇번이나...^^;;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7/07/03 01:07
"그 여자..."는 데이트 무비로 봤었어요.

걔랑 좀 잘 했어야 현재의 상처를 씻어낼 수 있었을 텐데.......ㅜ.ㅜ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7/07/03 10:45
저는 이번호에서 나온 영화중에 그렘린1,2 만 봤네요. 쩝.
(엊그저께 저 '변형자' 봤어요. 잇힝~ 디지털로 캬캬캬)
Commented by 정시퇴근 at 2007/07/03 12:31
그램린 빼고 다 못본 영화입니다. ㅜ.ㅜ 향수는 책으로 군대 있을때 읽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_^

"환생"은 이번 주에 뒤져서 봐야겠군요. 잼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GamerDash at 2007/07/04 10:16
그렘린은 피비케이츠때문에 봤었는데, 영화는 낚이고
보물섬에 단편으로 실렸던 장태산의 것이 더 재미났었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7/04 22:13
시엔님/ 모과이 애들이 난리부리는 것 정말 재밌던데요. 기즈모... 하악하악.

찬별님/ 전 아기자기했지만 심심한 영화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무섭기도 하고 코믹하기도 한 상당히 재밌는 영화더군요.

nipple님/ 저도 남에게서 나는 향수 냄새보다 살냄새를 더 좋아합니다. 헌데 제 살냄새를 제가 맡는 건 싫더군요. 방귀냄새, 막걸리냄새가 몸에 베어있어서 그런지...

우유차님/ 아기 펭귄 시절은 정말 귀여웠습니다. 저도 픽사쪽이 더 좋아요.

피피님/ 혹시나 취향에 맞지 않는 영화가 아닐까 해서 대여점에서 빌려서 봤는데 DVD 살 걸..하고 살짝 후회를 했습니다.

꿈의대화님/ 음... 가슴이 아픕니다... 멋진 영화를 보시고 잘 안되셨다니... 극장 테크닉이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옆에 있으면 ‘낯선사람과 10일 만에 허니문을 준비하는 극장테크닉’을 전수해 드리고 싶은데...

석양무사님/ 안그래도 포스팅 보고 변형자가 뭘까했었지요. 탤런트 김형자도 생각나서.. 전 언제 변형자를 볼 수 있을까요...흑.

정시퇴근님/ 환생, 흥미진진~ 그리 치밀할 정도의 스토리는 아닌데 나름 재밌습니다. 1kg 정도 추천!

GamerDash님/ 아, 그렘린 개봉땐 보물섬을 안보던때라 몰랐는데 ‘장태산의 그렘린’이라니...후덜덜...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7/07/10 09:13
조지 마이클..은 오줌발이 복분자 위력일... 껄....ㅡㅡ;;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7/11 08:48
무슨 말씀인지 5분동안 생각하다 깨우쳤습니다...아항...마이클....
일본 여행 너무 재밌게 다녀오셨던데요...@ㅇ@ 부럽부럽
Commented at 2007/07/11 11: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7/11 11:33
제게 워낙 단순한 형태라 그럴겁니다. 기대되는데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7/17 21:47
[좋아해]는 고교생으로 나오는 장면만 봤습니다.
그 다음을 보면 실망할 것 같아서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07/18 16:11
아마도 예상하신 그대로의 내용이었을 겁니다. 이것보다가 졸려서 4번을 끊어서 봤습니다. 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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