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9월에 본 영화
영화를 보고 나면 블로그에 제목을 메모해두고 나중에 기억이라도 떠올리기 위해 몇 월에 본 영화 따위를 의무감으로 쓰곤 했는데 바빠서 미뤄뒀더니 도무지 기억이 없다. 그래도 달린다.

8월에 본 영화

다이하드4
는 극장에 봤다.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 이런 영화는 나중에 DVD로 나와도 선뜻 장바구니로 가질 않는다. 그냥 자동차 펑펑 터지고 헬리콥터 윙윙 날고 사람이 피철갑되면 마구 하악대다가 극장 밖을 나와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소주 먹고 오바이트와 함께 뇌껍데기를 비워버린다. 아우, 그날 얼마나 했는지... 파전 10장은 부칠만한 양이었다.

혈의 누(HD TV)에서 차승원의 연기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와야 되는데..라고 생각했었다.

수집가올터드 스테이트(TV)는 EBS 티비에서 봤다. 둘다 흥미있게 봤다. 하지만 지금 역시나 내용이 기억나질 않는다. 네이버로 줄거리를 검색해보면 기억이 날 듯도 한데 귀찮아서 하기 싫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DVD)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가슴을 철수세미로 밀어버리는 느낌이랄까. 보고나서 너무 감격에 겨워서 혼자 밥 처먹으면서 부가영상까지 다 봤다. 부가영상을 다보는 일은 드문 일인데. DVD에 뽀나쓰로 들어있는 필름컷도 좋은 장면의 것이 나왔다.
핑클빵 뜯을때마다 옥주현만 나오던 인생에 정말로 복이 온건가...

토끼울타리(DVD)는 너무 슬펐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또 부가영상을 봤다. 꼬마들이 연기를 잘해서 캐스팅 되는 과정 같은 거 열심히 봤다. 코쟁이 할아버지 감독이 오지의 꼬마들을 모아놓고 연기 테스트 같은 거 하는 장면에서 영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것도 왠지 슬퍼보였다. 이래저래 가슴아래 내장들이 아팠다.

9월에 본 영화

마이클 만 형님의 콜래트럴(DVD)을 보면서 영화에서 속도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다. 특히 후반부의 열차씬이 압권. 예전에 봤던 기억으로 톰 크루즈가 처음에 나쁜 놈으로 몰리다가 나중에 착해지는 줄 알았는데 그냥 나쁜 놈으로 끝나더라. 그렇다. 그건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예전에 재밌게 봤던 도니다코의 감독판(DVD)을 봤다. 감독판이라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봐도 충격적이다. 이렇게 해석하든 저렇게 해석하든 거진 의미를 때려맞출 수 있는 멀티 센스 무비. 멀티 어낼러시스 무비. 보고나서 무슨 개소리를 해대도 듣는 사람이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특급 센스 무비.

귀향 (DVD)은 큰 줄거리는 기억나는데 왜 좋았는지 기억이 없다.
술 좀 줄여야겠다.

훌라걸즈(DVD). 이것보고 울컥해서 눈물을 흘렸다. 이런 성공스토리에 약하다. 올해의 킹왕짱 무비. 이렇게 귀여운 여자아이가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보여줬으니 이 지구상에 더 이상의 영화 제작은 무의미하다. 365일 이 영화만 믿고 인생 가는 거다. 훌라훌라.

미녀는 괴로워 (TV). 설날 연휴에 처갓집에서 봤다. 처갓집의 건전한 음료와 다과 스타일이 어색해서 조금 나불거렸더니 양주를 한병 따 주셨다. 목마른 놈한테 콜라 갖다주듯이 아무의 호응도 없이 외롭게 홀짝홀짝 2/3를 비웠다. 처갓집 스타일. 술을 마신다는 건 술과 함께 모여서 도란도란 얘기하고 서로 까대는 맛이 있어야 되는 법. 술 권하는 장인 만난 녀석들은 괴로워서 사망직전까지 가더만 어쩌면 행복한건지도. 술꾼은 괴로워.

괴물(HD TV). 극장에서 볼 때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봤다. 극장에서 볼 땐 몰랐는데 티비로 보니 그래픽이 상당히 어색한 느낌. 미국을 끌어와서 상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건 여전히 구구절절하다. 봉감독님은 아주 훌륭한 감독이지만 B급 정서와는 그다지 안울리니 소외된 장르 영화보단 때깔 좋은 액션 영화로 자리를 잡는 게 어떨까 라고 감히 생각. 봉테일답게.

칼리토(DVD). 원주에서 서울로 완전히 이사를 못한 관계로 짐 가지러 잠시 원주에 들렀다가 보고 왔다. 사랑스런 PDP, 홈시어터와 수많은 디비디들을 몇 달 동안 원주에서 썩힐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온다. 칼리토는 내가 좋아하는 갱영화의 공식 중의 공식이다. 세상은 정의로움이나 악함과 같은 판단 지점이 있는 게 아니라 질서와 흐름이 있다. 그거다. 법과 규칙의 질서가 아닌 둥실둥실의 질서. 그걸 깨면 안된다구.


이따위로 글 쓸 거면서 왜 매달 정리를 해나가는지 나도 모르겠다.
by 지루박 | 2007/10/09 14:31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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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sism at 2007/10/09 15:05
아싸 나 일등! 요즘 뜸하셔서 궁금했었어효.
저도 괴물을 TV로 다시 한 번 봤는데 안봤더라면 섭섭했을뻔 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모니터로 괴물을 보니 꽤 귀엽더라구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7/10/09 15:23
오랜만이시네요, 서울 정착이 힘드셨나보군요

영화 평에서... 미녀는 괴로워에서는 심지어 영화 이야기가 한 줄도 없습니다 -_
Commented by 찬별 at 2007/10/09 15:23
오랜만이시네요, 서울 정착이 힘드셨나보군요

영화 평에서... 미녀는 괴로워에서는 심지어 영화 이야기가 한 줄도 없습니다 -_
Commented by 리체 at 2007/10/09 15:32
우왕, 기다렸어요. 지루박님의 소식요~_~
저도 찬별님 두번째 문장처럼 말하려고 했는데 선수를 빼앗겼...-_;

저도 "괴물" 보면서 어색함을 느꼈더랬습니다. 괴리감이랄까. 뭔가 감독 고유의 색을 내려고 시도한 부분이 영화에서 겉도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봉테일식의 코드는 제가 잘 모르지만 모르고서 봐도 왠지 모를 그런 고유의 느낌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죠. 지루박님 감상과 비슷한 거 같기도 하네요.
"미녀는 괴로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첫번째 봤을 때는 재밌었는데, 두번째 보니까 왜케 민망스러운지 원. 처음 볼 땐 김아중 연기에 대해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인 거 같은데, 두번째 볼 땐 그때 재밌었던 걸 기대하게 되니까, 안보이던 다른 것들이 보여서 영 민망쓰.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09 16:23
sesism님/ 사무실 자리가 안좋아서 예전처럼 딴짓을 못하는데다 집에서 편하게 글쓸 환경도 안됩니다. 스캐너도 없어서 이제 똥종이에 그림 그리는 것도 끝. 예전처럼 디카로 접사 촬영하는 수 밖에 없어요...

찬별님/ 술먹으면서 봤더니 기억이 없습니다.....-_-;; 서울 정착이 힘든건 첫째가 제 집이 없어서이고 둘째는 밤마다 술을 마시러 기어다녀서 입니다. 일은 힘든거 없어요...^^

리체님/ 전 개인적으로 어느분야나 운동권의 이미지를 팔아먹는 걸 그다지 안좋아해서 조금 부정적이었나봅니다. 영화는 정말 잘 만들었어요. 미녀는 괴로워는 판단 보류...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왜 그렇게 관객들이 많이 볼 영화 였는지..

Commented by spacenote at 2007/10/09 17:11
안녕하세요? ㅎㅎ 가끔 와서 보다 가는 사람입니다. 핑클빵 옥주현 때문에 회사에서 크게 웃어버렸네요. 언제나 유쾌해요, 이곳은 :)
Commented by Layner at 2007/10/09 17:37
아아, 역시 아오이 유우로 대동단결! 입니다. ^^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좋았죠. 나카타니 미키가 마츠코처럼 불행의 별 아래 태어난 여자주인공으로 나오는 '자학의 시'란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하는데요, 한국에서도 개봉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punctual at 2007/10/09 17:47
저같은 똥종이 그림 매니아한테는 슬픈 소식이군요...ㅠ.ㅠ

Commented by 1mokiss at 2007/10/09 17:51
저도 얼마전에 콜래트럴을 보았는데, 재미있었어요. 역시 술마시며 까대는 맛, 으흐흐-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7/10/09 18:10
핑클빵 나올 때면 옥주현 성형 전이었겠군요.. 요즘이라면 그럭저럭 괜찮을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어쨌든 두 집 살림 하시느라 힘드시겠네요, 자리 정리되시면 언제 한번 다같이..^^*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09 22:15
spacenote님/ 반갑습니다. 덕분에 저도 우주공책님의 블로그를 링크했습니다. 효리나 성유리 스티커는 아까워서 모셔두고 옥주현 스티커는 삼디다스 슬리퍼에 붙이고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Layner님/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영화는 처음 본 것 같는데 참 매력적이더군요. 대동단결! 자학의 시, 기억해 놓겠습니다.

punctual님/ 스캐너가 생기기 이전처럼 디카로 접사 촬영하는 방법을 다시 고려해 보겠습니다...그림자만 안생기면 그것도 쓸만한데 말이죠...

1mokiss님/ 콜래트럴은 디비디가 참 잘나온 것 같습니다. 음향도 좋고 서플도 많고. 영화 감상평은 잘 보고 있습니다. 가끔 비슷한 시기에 보는 영화들이 많은 것 같아 신기하기도 합니다.

조나쓰님/ 맞아요. 요즘은 옥주현이 제일 괜찮습니다.
남의 일이던 서울 전세값이 내 일이 되면서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답이 없네요. 다같이~ 좋죠.
Commented by 강설 at 2007/10/09 23:35
다이하드4, 8월에 제가 극장가서 본 영화중에 가장 만족한 영화였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10 13:25
저도 극장에서 정신 없이 봤습니다. 몰입도 최고!
Commented by marlowe at 2007/10/11 13:11
[훌라걸즈]를 보면서, 역시 아오이 유는 춤을 춰야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상 일도 이렇게 잘 풀리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11 18:28
씰룩 땐스에 혼이 나갔었습니다...
Commented by GamerDash at 2007/10/17 13:36
제가 본건 하나도 없네요. 문화생활을 위해 하나쯤은 봐야될것도 같습니다.
사진은 그림을 어디 기대놓던가 해서 세워두고 찍으면 그림자는 안나올거에요.
Commented by panic at 2007/10/18 14:15
덕분에 도니다코 DVD 질렀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18 20:44
GamerDash님/ 부지런히 그리고 올려봐야 겠습니다. 집이 안정되지가 않아서 뭘 할래도 불편하긴 한데 그래도 열심히!

panic님/ 잘하셨습니다. 짝짝짝! 도니다코 감독판 디비디는 가격대비 스펙이 아주 훌륭하지요. 할인품목이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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