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생활, 식생활 보고서
1. 업

새로운 업에 종사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업무시간에 웹써핑하는 시간이 점차로 늘어나는 걸로 봐서 새로운 회사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나봅니다.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기름값도 절약되고 쉴 수도 있고 책을 볼 수도 있고 멋쟁이들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커피 한잔 하실래요?’ 라고 물어오는 아가씨들 때문에 자주 곤란하긴 하지만 그 정돈 괜찮습니다. 몰래 엉덩이만 안 만지고 가면 돼요.

언제나 상쾌한 나의 출근길...

여태까지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까지 10여분 정도 오르막길을 올랐는데 어느 날, ‘버스 환승을 하면 요금이 붙지 않는다.’고 한 직원이 알려주었습니다. 이럴 수가... 그건 문화충격. 그날 이후로 출퇴근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아아, 서민들을 위해 이렇게 훌륭한 버스환승제도를 만들어주시다니 당신은 진정한 우리의 영웅이여요. 하앜.
하앜하앜..유혹의 명박신...

농촌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농촌에 갈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맨처음 강원도 양양으로 출장을 갔을 땐 생선회와 그 귀하다는 송이에 등심구이 향응(!)을 받아서 ‘이런 걸 먹고 다니면서 출장이 힘들다고 했던게야? 하늘향해 두팔벌린 화초처럼 곱게 자란 먹물들 같으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주 특별한 경우였고,

대부분은 마을 영감들과 모여서 정말 시골식으로 밥을 먹습니다. 맛있어요.

1박2일 출장 갔을 때는 우아한 펜션에서 잘 때도 있지만,
30년 묵은 럭키 모노륨 저질 민박에서 잘 때도 있습니다.

그런 탱자 탱자 태태태태태 탱자 생활.

2. 돌멍게

예전에 찍었던 사진 파일들을 뒤지다가 그냥 버리기 아까운 몇가지 사진들을 활용해 봅니다.

'멍게'라면 전신에 다마를 박은 듯한 붉은색의 덩어리 모양이 평민들에겐 일반적이지만, 이 돌멍게라는 것은 따개비의 습격을 받은 평범한 돌덩어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남해 지방 일부에 서식하며 6두품 이상의 진골들만 맛볼 수 있다는 귀한 녀석들로 예전에 마이클 잭슨이 한국 방문했을 때 그 맛에 반해서 비빔밥에 처말아먹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물론 거짓말.
뻥치지 말고 이딴 근본도 없는 빈민음식 따위는 갖다버려라

일단 돌멍게를 도마 안중근 위에 올리고

반으로 싹둑 자르면 이런 모양. 이건 소라넷에서나 보던 반가운 모양새.
뭔가 은밀한 상상을 하게도 만들면서 질퍽한 코코팜 알갱이 같은게 가득 들어있는 알차고 탱실한 품새에 난 그만 홀딱 반해버리고 말았지.

찬물에 대강 헹굼세탁을 한 후...

간지 넘치는 투명 접시에 담으면 끗.  일반 멍게보다 강한 단맛이 특기, 취미는 독서. 혓바닥에서 오이씨가 싹을 틔우는 느낌입니다.

3. 생라면

아마도 이건 원주에서 동수와 함께 먹은 최후의 만찬 사진.
풀무원의 생라면은 인스탄트 건면이 아닌 생면을 사용하는데다 희멀거면서도 진한 국물 때문에 각종 잡재료를 넣어서 장난을 치기 좋은 라면.
라면에 오뎅과 곤약, 파를 잔뜩 넣으면 맛있습니다.
역시 라면은 맥주와 함께 먹을때 맛이 있고. 아사히 프라임 타임은 맛있었습니다. 6개들이 사면 컵도 2개나 주는 행사에 의식을 잃은 채 전 그만 빠져들고 말았죠.

이 다음날 가스 기사가 와서 도시가스를 끊어버렸고 사랑의 열기가 가득했던 지루박씨 집은 냉골이 된 채 새 주인을 기다리게 되었답니다. 끗.
by 지루박 | 2007/10/24 23:21 | 달려라 일기 | 트랙백(1)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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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t 2008/10/17 13:20

제목 :
recognizer.breakable.streaks exceed?dresser ...more

Commented by 리체 at 2007/10/24 23:25
멍게의 취미는 독서군요.ㅋㅋ
지루박님답게 명랑한 보고서, 즐겁게 잘 읽고 갑니다.
생라면은 처음 봐요. 할인마트 출입 안한 새에 새로운 음식이 많이 생겨났군요.
맛있다니 저도 한번 시도를!
Commented by 녹슨 at 2007/10/24 23:26
멍게의 취미는 독서군요 ㅋㅋ 2
재밌는 포스팅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breeze at 2007/10/24 23:29
모노륨..추억이 방울방울 합니다.
Commented by 찬별 at 2007/10/24 23:31
시골 출장, 저도 좋아하는데..
그런데 마을영감님들과 시골식 식사
식당에서 이런 시츄에이션은 나름대로 시골 깨나 구경다녔지만 정말 처음 보는군요. 이게 어디인가요?
Commented by Layner at 2007/10/25 00:13
업무 중 웹서핑 시간의 증가로 알아보는 회사 생활 적응도! 지방 출장은 어째 극과 극 체험, 이런 컨셉이신지? ^^ 저는 아사히 프라임 타임 사고 받은 컵 2개는 맥주가 아닌 우유 마시는데 쓰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토끼 at 2007/10/25 00:30
잘 지내시는군요. :) 근데 애기 소식은 없네요; 잘 크고있죠? ^^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10/25 01:16
마지막의 생라면 먹고 싶어요.>_<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7/10/25 06:57
이제 슬슬 적응해 가시는군요...^^
Commented by sesism at 2007/10/25 10:22
ㅋㅋ 스펀지박이네요. 귀엽따. 전 스펀지밥 캐리어 있는데 ㅠ.ㅠ

지하철 앉아서 다니시나 봅니다. 앉아서 다니면 책도 보고 잠도 자고 정말 편하고 좋은데, 서있으면 괜히 막 졸립고 피곤하고 힘들어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자가보다야 낫겠죠 :)
Commented by 비리 at 2007/10/25 11:26
애기 소식도 올려주세열+_+
Commented at 2007/10/25 11: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앙녀 at 2007/10/25 14:22
돌멍개..꿀꺽 쪼기 통영 사랑도 가서 먹었는데..침넘어 가는데요.
Commented by 압도대장 at 2007/10/25 17:50
할일 없음 메신져에나 들오삼~ 요즘 통 안보이는뎁숑~?????????????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26 00:36
리체님/ 순한 맛 라면을 좋아하는데다가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볼 수 있는 실험용 국물로서도 제격이라.. 시도를 권합니다. 흐흐.

녹슨님/ 헤헤, 고맙습니다.

breeze님/ 저도 갑자기 떠오른 단어입니다. 예전엔 장판하면 모노륨이었는데..

찬별님/ 아, 식당이 아니라 저긴 마을회관입니다.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대강 업무를 끝내면 이장님이 ‘애앵~’ 하고 싸이렌을 울리고, ‘여러분, 마을회관에서 식사를 준비하였사오니...’라고 방송하면 저런 미장센이 나옵니다. 대부분 마을에서 다 그런 식으로..^^
저 사진의 마을은 경기도 이천의 oo리 입니다.(일본어로 '새'를 뜻하는 oo. 검색에 걸리면 안돼요... )

Layner님/ 컵은 점점 늘어나고 이제 놔둘 곳도 없는데 보이면 또 사고...중병입니다...

토끼님/ 아기 볼 때마다 귀여워 죽습니다... 꺄악꺄악.

히카리님/ 맛있습니다. 추천!

조나쓰님/ 처음에 이메일만 체크하다가 요즘은 즐겨가던 사이트의 게시판들을 업무시간에도 눈치 보면서 순회합니다. 간덩이가 조금씩 커지고 있어요.

sesism님/ 지하철이 보통 사람들이 몰리는 방향과 반대쪽이라 매일 앉아서 다닙니다. 책 읽는 시간이 없어서 항상 아쉬웠는데 독서량이 늘어나서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비리님/ 요즘 제 관심이 온통 그쪽으로 가 있긴 한데 남들이 보기엔 딱히 재밌겠나 싶어서 아기 이야기 올리는 건 자제하고 있습니다.

비공개님/ 정말요? 커피! 커피! 소주! 소주! ^^

앙녀님/ 저거 중독성 있어요. 맛을 아시는군요. 가끔씩 저거 먹고 싶어서 안달날 때가 있어요.

압도대장님/ 회사에서 네이트온을 사용하게 되면서 엠에센 켜는 걸 항상 까먹음. 뭐, 들어가도 찾아주는 사람도 없고...
Commented by 비에로 at 2007/10/26 00:38
왠지 멋지게 사시는 것 같아 부러움이 생기네요.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26 15:31
별로 안 멋집니다..지난 직장 때보단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은 들지만 아직도 살길 막막한 건 여전합니다... 캐막장 생활을 워낙 오래해서 지금 상황에 고마워하고 있을 뿐!
Commented by fish at 2007/10/26 17:24
돌멍게에 소주부어 마시면 그맛이.. 그만입니다. 흐흐흐.
서울 생활인 줄 알았더니 출장 생활이셨던 건가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27 01:17
아뉫...그걸 아시다니....반갑고도 놀라운..
출장생활도 연말이면 끝이 날듯합니다...
Commented by 맥스 at 2007/10/27 15:53
아아... 내리다보니, 음식사진이 있을줄이야... ㅠㅠ
(요즘 적게 먹고 운동하거든요...ㅠㅠ)

특히 멍게는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소주 한잔하고 먹으면... 아우우...
Commented by marlowe at 2007/10/29 12:11
돌멍게의 맛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30 15:35
맥스님/ 저도 운동 좀 해야겠습니다. 한달 넘게 느슨한 생활을 했더니 몸이 코끼리를 먹은 뱀처럼 되어가고 있어요.

marlowe님/ 빨간 멍게의 코를 찌르는 쏘는 맛이 조금 덜하고 단맛이 더 강합니다.
7월쯤에 먹었던 것 같은데 또 땡깁니다..흐흣.
Commented by 이중인격 at 2007/10/31 18:45
흠..라면엔 맥주라...저도 한번 시도.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0/31 23:03
포만감 최고!
Commented by 씨엄마 at 2007/11/07 23:57
참자미스럽군요 근데 집에선 어떠신지 궁금,,
Commented by punctual at 2007/11/09 09:58
서울 오니 바쁘신가봐요...포스팅이 뜸하신게...
Commented by 필비 at 2007/11/11 04:55
아기는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나효?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1/11 19:21
punctual님/ 애 땜에 도저히 시간이..

필비님/ 네, 무럭무럭 ^^
Commented by 쏭★ at 2007/11/24 10:47
어머나 돌멍게!!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7/11/25 10:25
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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