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지루박
1. BUY
2월 1일부로 드디어 교보문고의 프라임 회원이 되었습니다.
도심 한복판의 교보문고 빌딩 주차요금이 2시간 무료가 된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 1,000원짜리 물건을 주문하더라도 배송료가 없다는 점은 요실금 기저귀 찰 만한 일입니다. 교보문고는 1,000원짜리 주말쿠폰도 있고 2,000원짜리 월말쿠폰도 있는데다 SK텔레콤 사용자는 T포인트로 매달 1번씩 2,000원짜리 교보쿠폰도 다운 받을 수 있으니 이제 책이나 디비디를 한 개에 한 쿠폰씩 적용해 질러댈 수 있습니다. 이건 뭐 달리는 진관희에 고추를 하나 더 달아준 셈이네요.

2. GOODS
네비게이션을 질렀습니다.
지독한 길치지만 ‘헤매다 몇 바퀴를 돌더라도 기름값이 네비게이션값 보다야 비싸겠어 주의’라서 그다지 끌리지 않는 기기 중 하나였는데 장국영이가 섭소천에 홀리듯 정신을 잃고 일어나보니 택배박스가 있었습니다. ‘엑스로드 시즌2 베이직’. 몇 달 동안 고르다가 눈높이가 해발 삼천미터로 올라가는 걸 끄잡아 내렸습니다. 딱히 TPEG기능이 필요하겠나 싶고 동영상 같은 건 다운 받아 안 보는데 재생기능이나 용량이 중요하겠나 싶어서 내린 결론입니다.
택배 박스의 테이프를 조심스럽게 칼로 긋고 투명한 봉다리를 까니 새 제품 특유의 찹찹한 휘발성 냄새 같은 게 납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냄새입니다. 터치스크린 제품임에도 액정에 지문이라도 묻을까봐 조심스럽게 물건을 만지작거리다가 아침이 되기만을 기다려서 백만년만에 출근길에 차를 꺼내 매달고 달려봤는데 시야에서 조금 걸리적 거리기도 하고 산만해지기도 합니다. 완전 모르는 길이 아니라면 차라리 안 켜는게 나을 듯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용량이 큰 PMP 기능이 괜찮은 걸로 살 걸 그랬나벼…라며 조금 후회를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3. DVD
심슨 이거 너무 재밌습니다. 이제 겨우 시즌2를 보고 있긴 하지만.
언제 다보려나

4. BABY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던 아기의 앨범 정리를 했습니다. 겉면에 피터 래빗의 그림이 그려진, 마트에서 1+1 행사로 산 앨범에다 디카로 찍은 사진 중에서 예쁘게 나온 것만 추리고 추려서 앨범 안에 넣었는데 너무 예쁩니다. 앨범은 역시 삽입식보단 접착식으로 마음대로 배열할 수 있는 게 좋아요. 이렇게 배열해 보고 저렇게 배열해보고 사진을 넣다가 ‘아니야, 나중에 이 사진은 확대해서 넣어야지’ 하면서 빈공간을 두기도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다 가버립니다. 어쩔 땐 아기 그 자체보다 육아에 수반되는 일들이 더 재밌습니다. 인터넷으로 아기옷사기 랄지, 아기사진찍기 라든지.

아시발행복.

5. BOOK
장식용으로 사두었던 ‘박노자의 만감일기’의 글자수를 세어보다가 ‘영어라는 물신의 광적숭배자’로서 한국인을 한탄하는 부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임금님의 ‘영어몰빵정책’이 떠오르면서 징그럽고 경악스럽기까지한 다섯살, 여섯살 꼬마들의 유창한 영어발음이 생각나기도 해서 갑자기 눈에서 시냇물이 흘렀습니다. 백번을 생각해도 지금 내 처지에 지랄 맞은 한국땅에서 우리가족이 평균적인 삶을 살기는 불가능합니다. 믿었던 부모님도 배반모드고 알고보니 직장도 개사육장이고 이제 남은 건 이민뿐.

어젠 헬스장 탈의실에서 꾸부정한 노인이 허리를 숙여서 양말을 신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다가 어떤 상상을 했습니다. 노인이 양말을 신다가 갑자기 고꾸라지는 걸 옆에서 잽싸게 붙들어 ‘자네 때문에 내가 살았네. 목숨을 살려줬으니 내 재산의 반을 주겠네’하고 벼락부자가 되는 그런 생각.

아시발추하다.
by 지루박 | 2008/02/22 01:29 | 달려라 일기 | 트랙백(2)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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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토끼 at 2008/02/22 01:54
아시발행복. <=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
Commented by Meriel at 2008/02/22 07:29
아시발행복. <=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 (2)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8/02/22 08:33
아시발행복. <=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 (3) 아기 사진두 공개염.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2/22 08:38
오랫만에 뵙게 되어 반갑군요.
빠지지않고 보던 심슨가족을 안 본 지도 꽤 되었네요.
다시 따라잡을 수 있을지.... OTL
Commented at 2008/02/22 09: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esism at 2008/02/22 11:07
저도 아기사진 공개염.
오랜만이라 반가워요. 이 재미난 포스팅을 자주 읽을 수 있었으면 :)
Commented by 아모이 at 2008/02/22 12:32
ㅋㅋㅋ 행복해보이십니다!!^^
저도 아기사진 공개요!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8/02/22 12:49
으음... 프라임 회원...

전 며칠 전 동네 마트에 들렀다가 직원이 종이박스 더미 들고 지나가면서 와인 셀러 비스무리한 걸 건드려서 넘어지기 시작하는 걸 잽싸게 잡아주었답니다.
그 와인의 절반을 제게 주었으면...^^

그나저나 많이 바쁘신 모양입니다.. 서울 생활이라는 게 역시... 그래도 또 많이 행복해 보여서 정말 좋습니다...^^
Commented by 정시퇴근 at 2008/02/22 16:16
이제 심슨 4기 보고 있습니다. 이거 진짜 잼있어요. ^_^; 왜 예전에 안봤을까.. 후회 중. ^_^;;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8/02/22 16:36
아시발추하다. <- 같은 상황이었으면 비슷한 상상을 했을 꺼 같은데 저도 추한건가요? 으흠... ^^;;;;;;
Commented by 강설 at 2008/02/22 22:49
현재 심슨 19시즌 열렬히 시청중입니다! 예전 시즌도 좋지만 방영중인것도 같이 보면 재밌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2/23 00:23
토끼님/ 뭐, 그때만 살짝 행복할 뿐입니다. 암흑 인생은 그대로…

Meriel님/ 뭐, 그때만 살짝 행복할 뿐입니다. 암흑 인생은 그대로…(2)

우유차님/ 뭐, 그때만 살짝 행복할 뿐입니다. 암흑 인생은 그대로…(3) 요즘 점점 미쉐린 타이어 마스코트가 되어가고 있어서..

marlowe님/ 예전엔 그동안 하던 게 아까워서 힘내서 포스팅 하곤 했는데 한번 안하는 버릇이 생기니 점점 뜸해지네요. 역시 열심히 하던 때가 재밌었어요. 다시 열심히 해야지요.

비공개님/ 전 진지하게 짜장면 나라를 고려 중,…^^ 영어가 언제나 벽이네요. 조만간 기획 회의 한번 하죠.

sesism님/ 감격. 확실히 포스팅하고, 많은 분들이 즐겁게 이야기해주시고, 또 덧글을 다는 일이 재밌습니다. 자주 해야 되는 데 잘 안되는군요..;;

아모이님/ 조만간 기대에 부응을…^^*

조나쓰님/ 바쁘다기보다 퇴근 시간도 빨라지고, 토요일도 휴무라 개인시간이 늘어났는데 애가 생기니 완전 ‘꼼짝마’네요..

정시퇴근님/ 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거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을까..하면서. 으흐흐.

빈틈씨님/ 지하철 안 거지를 보면서 ‘오늘 내게 동전을 준 건 자네가 첨이네. 요즘 젊은이들의 심성을 테스트해보고 싶었다네..’-> 이런 상상은 안하시는 지…전 한답니다….

강설님/ 19시즌..꽥. 확실히 시사성이 있어서 현재 방영분이 재밌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8/02/23 00:40
목이 마르면 길가다가 생수를 가끔 사는데, 그걸 사들고 지하철에 오를 때 마다 제가 하는 망상 중 하나는
돈 많은 할머니(는 지하철을 안타겠지만)가 갑자기 침을 잘못 삼켜 기침을 몹시 괴롭게 하는거에요.
그래서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물... 물.... 켁켁켁' 이러면 제가 갑자기 생수병을 들고 짠- 할머니 이거 드세욥
하고 드리면 할머니가 물을 드신 다음 정신을 차리시고 나서

'어헉 이런 내 생명의 은인이구려. 자 10만원 용돈하게' 뭐 이런 소박한 망상 -_-+++++++
전 이런 사소한 작은 돈에 집착하는 찌질이라는 걸 다른분 블로그에 와서 밝히는 정말 찌질이라능... -_-;;; 것이지요


음. 오늘의 마무리는 지루박님 표현을 빌어.
아시발추하다.
ㅋㅋㅋㅋㅋ :D
Commented by 정승룡 at 2008/02/23 10:12
오랜만의 포스팅! 전부 다 자랑..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2/23 22:17
빈틈씨님/ 정말이지 그런 순간을 대비해서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말고 살아야 할 듯 합니다. 언제나 내 머리위엔 양심냉장고 카메라가 있다는 걸 의식하면서..흐흐

정승룡님/ 자학 반, 자랑 반 섞인 게 원래 이 블로그 컨셉이라....으흐....

Commented by 1mokiss at 2008/02/23 23:02
여전히 골목같은 대구 구도심을 다니려면 네비게이션 하나 가지고 싶은데 선뜻 사게 되지가 않네요. 이 나이에 과외에 혈안이 된 이 모습이란, 흣-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8/02/25 10:33
적응 잘 하시고 계신가봅니다.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2/26 14:13
1mokiss님/ 요즘 최고가 교육사업인 듯 한데 이미 그쪽으로 투신하고 계시니 저로선 오히려 부러울 따름인걸요.
엄청난 길치인 제 친구하나는 뚜벅이용 네비게이션을 구입했지요.

석양무사님/ 적응이 되니 회사 다니기 싫어지네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왜 다 이모양인지....
Commented by punctual at 2008/02/27 14:03
1. 요실금 기저귀 찰 만한 일입니다
2. 달리는 진관희에 고추를 하나 더 달아준 셈이네요.
3. 장국영이가 섭소천에 홀리듯 정신을 잃고 일어나보니 택배박스가 있었습니다
4. 갑자기 눈에서 시냇물이 흘렀습니다


아 .!!!!!! 정말 정신 없이 웃었습니다. 혹시 메가쇼킹의 작가랑 동일인 아니신지요?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2/28 21:30
punctual님께서 새삼 칭찬을.....히히... ^^* 발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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