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월에 본 영화
스위니토드 (THEATER)
지금은 이발을 할 때가 되면 당연히 미장원으로 가지만 어머니가 손수 바가지 머리를 깎아주시던 국딩 저학년 시절 이후엔 ‘남자라면 당연히 리발소’라 생각하고 흰색 장준혁 가운을 입은 아저씨들에게 머리를 맡겼다.
바리깡으로 귀 옆을 바짝 밀어올리는 동그란 스포츠 머리를 깎고 있으면 옆자리에선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아저씨가 얼굴에 섭씨 100도의 물수건을 덮고 살균처리 하고 있는 동안 빨간 매니큐의 아줌마가 아저씨 위에 올라타서 주물럭 반죽을 하거나 온몸 타격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때 두 손바닥을 모아 때릴 때 팡팡팡 하고 울리는 그 경쾌한 타격음을 참 좋아했다. 간판 옆 뺑뺑이 하나가 돌아가는 곳에선 이렇게 배꼽 밑이 살짝 간질간질한 광경을 볼 수 있었지만 뺑뺑이 두 개가 돌아가는 곳은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었다. 나도 빨리 늠름한 어른이 되어서 호그와트로 가는 비밀의 문을 찾고 말테다, 라고 생각했다.
머리를 감을 땐 언제나 빨래비누나 이뿐이 비누 같은 거였다. 게다가 대체로 이발소란 곳은 머리를 감길 때 뾰족한 손톱이나 돌기가 울퉁불퉁 나있는 수세미 같은 걸로 눈물이 날 정도로 빡빡 문지르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 내 머리가 점점 황량해지는 이유가 어린 시절의 과격한 머리 세탁으로 인한 두피 혹사 영향이 아닐까 싶다.

주말에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았는데 또 두피케어를 하라는 권유를 받고 왔다. 요즘 어느 미용실을 가도 언제나 듣는 이야기. 고맙긴 한데 이 소리 듣는 것도 이젠 죽이고 싶을 정도의 스트레스.

이게 왜 스위니토드의 감상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클로버필드 (THEATER)

결혼 전에 필요한 물건 리스트 중에 캠코더가 있었다. 언젠간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 벼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요즘 디카의 동영상 기능이 그럭저럭 괜찮아서 메모리만 크면 얼마든지 홍상수 안부러운 롱테이크 영상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 갔을 때만 해도 메모리의 압박 때문에 소심한 영상만 찍고 왔지만

녹음된 내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어색하고 재수없다..

2기가 메모리 구입 후 디카로 동영상을 질리도록 찍고 있다.

캠코더 필요 없다고 계속 최면을 걸자… 캠코더 필요 없다고 계속 최면을 걸자… 캠코더 필요 없다고 계속 최면을 걸자… 캠코더 필요 없다고 계속 최면을 걸자…

이게 왜 클로버필드의 감상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가족의 탄생 (TV HD)

가족이고 나발이고 집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부모님 집에 같이 살게 되면서 불필요한 언쟁도 많이 생겼고 가족들한테서 별 희한한 충고와 간섭, 불평과 불만, 참 많이도 받았다. 혈연 중심의, 이런 구식의 가족 ‘관계’라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에 술자리에서 벼락부자가 된 아는 사람한테 정말 진지한 이야기로 시중금리보다 조금 싼 이자로 얼마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난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 했는데 족구하지 마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도봉구에서 신씨 같은 10색희가 국회의원 당선이 되는 걸 보니 가족의 통 큰 결단이 없는 한 대한민국에서 내 집 얻기는 틀린 일 같다.

이게 왜 가족의 탄생 감상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사랑의 행로 (DVD)

미셀 파이퍼가 부르는 ‘나의 즐거운 발렌타인30년’과 ‘내 눈을 당신에게서 뗄 수가 없어요’도 좋고 재즈 밴드가 연주하는 곡들도 좋았다.

원제가 ‘The Fabulous baker Boys’, 번역하면 ‘대단한 제빵업체 소년들’인데 원제보다 국내개봉명이 더 좋다. 하지만 ‘사랑의…’로 의역한 제목은 이제 그만 뽑았으면 좋겠다. ‘사랑의 레시피’같은 제목도 이게뭥미 했는데 원제를 능가하는 한글제목 중 하나라는 번역가들의 일치된 의견을 보자니 사람 취향이 이렇게 다르구나 싶다. 도봉김씨 취향보다 도봉신씨 취향이 더 많은 세상인데, 뭘.

사랑의 행로 감상문은 제대로 썼다. 흐뭇.

by 지루박 | 2008/04/24 10:32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21)
트랙백 주소 : http://xirupark.egloos.com/tb/174606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비리 at 2008/04/24 10:39
앗! 쥬니어!.......>_<카와이♡
Commented by Lucida at 2008/04/24 10:43
The Fabulous baker Boys -> 대단한 제빵업체 소년들. 우왕 멋있네요. (근데 저기 저 형제들 성이 Baker 아니었는 지. ㅋ)
Commented by 구름아저씨 at 2008/04/24 11:08
아기 때문에 댓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어요. ^^
어찌보면, 찰칵 소리를 안하면 울것만 같은 아기의 표정도 재미있어요. ㅎ
그리고, 지루박님 목소리 좋군요. 담엔 노래한곡 불러서 포스팅 부탁합니다. (__)
Commented by 아모이 at 2008/04/24 11:08
아기 넘 귀여워요!!ㅎㅎ
Commented by kyle at 2008/04/24 12:40
녹음된 내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어색하고 재수없다.. 크하하하, 이 부분은 저도 동감해요.
(지루박님 목소리가 아니라) 제 목소리 녹음한 걸 들었더니 이건 웬 남자가...
찰칵 할 때마다 웃는 애기 정말 귀여워요. 눈매가 쿨한 것이 장래의 미남!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8/04/24 14:24
예전에는 월 단위로 열 편이 넘던 리스트가 이젠 분기에 네 편, 카와이 쥬니어 혹은 부모님께서 지대한 공헌을...
그나저나 그나마 제대로 썼음을 자신하는 사랑의 행로 감상문에는 Lucida님의 날카로운 지적이~^^*
전 얼마 전 와입후 님이랑 같이 아비정전 재개봉한 것 다시 봤답니다.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8/04/24 17:04
[지금 내 머리가 점점 황량해지는]..부분에 담긴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집니다!! 근데 이 동네에서는 동영상 안 나와엽. ㅠㅠ
Commented by Layner at 2008/04/24 21:42
이제는 월별이 아니라 분기별로...^^ 꺄르르 웃는 아기 모습이 있으면 영화 감상문이야 무슨 상관입니까?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4/25 00:23
비리님/ 예쁘죠! :D

Lucida님/ 맞아요. 베이커 형제. 영화에서는 형제 피아니스트로 나오지만 피아노를 배우기 이전에 형제빵집이라는 제빵업에 종사하다가 음악의 길로 간거라는 뒷얘기가 있습니다. 홀로 한국전쟁 참전을 하고 돌아온 세 형제 중 막내 쳇 베이커는 트럼펫을 배웠다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 ^^

구름아저씨님/ 화끈하게 안 놀아주면 잘 징징대서 한시간을 놀아도 10시간을 지낸듯 합니다. 전 이제 밴드 없으면 노래 안합니다.^^

아모이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kyle님/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평소에 내가 이렇게 맥아리 없이 말하는구나' 싶어요. 날 닮았다면 미남!^^

조나쓰님/ 그래도 나름 심슨가족의 진도를 빼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지적에 움찔!
이상하게 전 왕가위 영화만 보면 잠이 와요.. 열혈남아, 동사서독, 아비정전 전부. 시간이 어쩌구 하는걸 따라가다 깨어보면 어느새 상영시간이 다 지나있고...

우유차님/ 아뉫, 차세대영상매체를 선도하는 회사에서 이글루스의 영상이 안나오다뉫!

Layner님/ 이글루스에 글 올리기도 왜이리 힘든지요... 에헤헷, 감사감사.



Commented by sesism at 2008/04/25 14:59
하나둘셋 까꿍 하고 싶은데 찰칵 하니까 웃네요.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종종 올려주세요 :)
지루박님 목소리도 좋아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4/25 16:25
[사랑의 행로]에서 미쉘 파이퍼가 부른 발렌타인은 [못 말리는 비행사]에서도 패러디 되었죠.
(그런데 [리플리]에서 맷 데이먼이 부른 건 좀....)

PS. 앞으로는 1달에 1번 포스팅을 하시는 건가요?
Commented by 레인블루 at 2008/04/25 20:39
지루박님 오랜만입니다. 그다지 즐거운 느낌의 포스팅은 아닌데도 읽으면서 웃었어요. ㅋ 아기가 귀엽습니다.~
Commented by 랜써 at 2008/04/25 23:21
으아~ 지루박님 주니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귀여워요
어쩜 찰칵이란말에 저렇게 아기가 웃죠? 으아아 넘어갈것같아요

목소리 좋으세요. ㅋㅋ

아기 너무 예뻐요 ㅜㅜ
Commented at 2008/04/26 15:2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 at 2008/04/26 19:00
지성이 너무 이뻐요.....
지루박님 목소리..으외인걸요..아주 심술 덕지 덕지 먹은 목소리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ㅎㅎ
멋집니다^^

아기때문에 그냥 지나갈 수가 없네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4/27 16:06
sesism님/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해서 카메랄 들이대면 항상 웃는 포즈를 잡아주네요. 목소리..부끄부끄.

marlowe님/ 빨간드레스 입고 피아노 위에서 뒹굴뒹굴~ 1주일에 한번은 하고 싶은데..게을러졌어요.

레인블루님/ 눈물나는 현실에 바둥바둥 살아가는 처절한 라이프입니다.

랜써님/ 저도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마워요. 제 자식이라 제 눈엔 얼마나 예쁜지..^^

비공개님/ 사우나탕에 있는 아저씨들이 건재하긴 한데 역시 포스가 좀 떨어지죠..

아~~님/ 심술 덕지덕지 맞아요. 짜증이 더럭더럭 이기도 하구... 저건 카메라 의식해서 만든 목소리라..
Commented by 석양무사 at 2008/04/29 08:51
아하하하... 아기 넘 넘 귀여워요. 꺄~
근데 디카 좋은거 쓰시나봐요.
제껀 영~ 후져서 캠코더 하나 사볼까 고민중인데 말이죠.흐흐흐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4/30 01:07
캠코더 지르세요~
디카가 암만 좋아봤자 디카일뿐. 캠코더 지르세요~ 질러요~ 질러요~
Commented by 달리는_코 at 2008/05/06 07:39
너무 예쁘게 웃네요.
저도 모르게 하나둘셋 찰칵~! 같이 하고 있었다능 ^ㅂ^
Commented by 오리대마왕 at 2008/05/06 15:59
스위니토드 감상문은 정말 공감하게 되네요. 저는 이발소를 중학교 초 까지만 다녔어요.
근데 어른이 된 지금도 뺑뺑이 두개에는 접근을 못해봤네요. 아이 궁금해라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8/05/08 22:37
달리는_코님/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
그나저나 요즘 기혁이 너무 못하네요. 오늘도 대삽질..ㅠ.ㅠ

오리대마왕님/ 저도 말로만 들었는데..부끄부끄..*^^*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