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본 영화
로드 오브 워(TV HD)
새장형님은 내 관점으로 ‘주연형 얼굴’이나 ‘액션배우형 얼굴’은 아닌데도 어느 영화에나 썩 잘 어울리는 역할을 해 낸다. 이 사람의 연기력은 영어 안 되는 내가 잘 느낄 수 없는 부분이지만 ‘억울하다, 어이없다’하는 표정 연기만큼은 일품이다. 원래 조금 억울하게 생긴 비쥬얼적 측면이 크다. 액션 영화라면 ‘척노리스’처럼 생긴 사람이 주연을 맡아야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에 ‘콘에어’와 ‘더록’은 액션영화 주연배우에 대한 관념을 바꾸게 했다.
시켜만 주신다면 새장형님은 수퍼맨도 가능합니다.

스트로베리쇼트케잌(DVD)
그 또래, 그 시대에 공감할 수 있는 네 아가씨들의 이야기. ‘일본판 고양이를 부탁해’, 이자 ‘고양이를 부탁해의 쎈 버전’ 정도. 일본 청춘 영화들이 그렇듯 말간 화면 안에서 청순하게 생긴 아이들의 흘러가는 일상생활을 담았다. ‘아, 짠하네’하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이뭥미, 기승전결도 없네, 악! 내 머니!’하는 사람들도 있을 그런 영화. 개인적으로 이런 나풀나풀 감정 영화들, 좋아한다.

생각보다 조금 야시꾸리한 장면들이 나와서, 더 좋았다.

아마데우스(BD)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영화. 모짜르트의 전기가 아니라 살리에리의 개인 비극사.

2046(DVD)
왕가위 영화는 너무 어렵다. 이 양반의 영화를 이해하려면 어떤 접점이 있어야 하는 걸까. ‘아비정전’ 이래 ‘시간’이 어쩌구 하는 이 양반의 일관된 관념과 고민을 하루하루 밥 벌어 먹고 살기 급급한 평균수준 이하의 회사원은 이해 할 수가 없다.

노잉(THEATER)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공포영화를 표방한 영화도 아닌 주제에 시종일관 풍기는 스산한 분위기땜에 앉아있기 너무 힘들었다. 보는 내내 잔뜩 겁을 먹었다. 소리 하나하나, 이미지 하나하나가 다 무서웠다. 지구 종말에 처해 모든걸 체념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맥 빠진 심정이 되어 정신적으로 많이 탈진해 버렸다. 여하튼 내가 왜 이런 영화 한편에 힘든 기분이 되어야 할까 억울해서 감독의 멱살을 잡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몰입도도 높았다. 왜 그랬을까. 난 종말론, 결정론, 이런 거에 심각해 본 적도 없는데.

난 미래의 위기상황에서 지구를 구해낼 인류의 희망은 오늘도 나비에 심취해 아파트 놀이터를 침 흘리며 뛰어다니는 박지성 어린이라고 믿고 싶다. 네오는 박지성이네요. 또잉~~

악마의 씨(DVD)
이런 오컬트 영화, 별로 좋아하는 주제는 아닌데 은근히 오줌 지리는 맛이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BD)
능글 맞고 건들건들한 이 괴팍한 해적 이미지를 창조해 낸 조니뎁에게 박수. 어쩌면 유치할 수도 있는 이런 스토리를 성인취향의 활기찬 모험물로 만든 감독의 연출력에도 박수. 이 3부작은 내가 가장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시리즈물이다. 3편이 후지다고 해서 여지껏 안보다가 이제서야 봤는데, 오잉, 괜찮던데? 긴 영화 한편의 끝자락이 조금 허전했다고 치면 매우 훌륭한 시리즈.

그나저나 예쁜 아가씨들 천국이라는 캐리비안 베이엔 난 언제 한번 가보나...
by 지루박 | 2009/05/06 15:10 | 울지마 영화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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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sism at 2009/05/06 15:27
오, 그럼 새장 아저씨 영화를 극장에서 보신 거네요 ㅎㅎ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9/05/06 15:34
혼자 출장갔다가 일정이 빨리 끝나던 어느날, 중간에 잠시 볼일(!)을 봤었죠...ㅋㅋ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5/06 15:56
[2046]은 왕가위의 졸작까지는 아니지만, 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로베리 쇼트케잌]의 카세 료가 너무 얄미워서, 최근 모임에서 '카세 료를 좋아하는 여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집중포화를 당했습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9/05/06 17:47
카세료..저도 좀 별론데... 배우의 생김같지 않아서..
최근 '안경'이 다시 보고 싶어졌는데, 괜히 팔아버렸나 봅니다. 팔아버린 DVD가 아쉽기는 처음이네요.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9/05/06 17:32
스트로베리 쇼트 케익, 이케와키 치즈루 무대 인사 나올 때 갔습니다. 바로 제가 선 자리 옆 통로를 지나가는데 심장이 터질 뻔.
저도 이런 영화 좋아라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의 또 한 축은 공포물, 악마의 씨도 꽤나 으스스.

캐리비안의 해적은 저도 아직 3편을 못봤네요. 주윤발 형님 한번 봐줘야 하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9/05/06 17:50
조나쓰님도 은근히 근성있는 덕후이신듯... 으흐흐.
해적은 빨리 3편을 확인하신 후 시리즈 마무리 지어주셔야 합니다. 나름 후벼파는 감성이 있어요.^^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9/05/06 22:16
새장아저씨는 처진 눈이 아닌데도 '처진 눈'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포스와 내공을 갖고 계시죠.
아, 그게 '난 억울하그등' 하는 아우라 때문인 거였군요(새로운 깨달음)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9/05/06 23:19
크큭, 아무리봐도 억울해하는 표정입니다. 전생에 곗돈 날려먹고 홧병나신게 아닌지...
Commented at 2009/06/11 20: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F_GIRL at 2009/06/14 04:56
안녕하세요. 지나가는 사람이에요.'-'

스트로베리숏케익 정말 밑도 끝도 없죠. 전 극장에서 봤습니다. 하지만 그 뭐더라, 점장죽게해주셈..하고 기도하는 거 너무 귀여웠어요.
아 근데 카세료가 거기 나왔던가요? 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그거 보고 카세료가 좋아졌어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9/06/17 22:25
그래도 나는... 극장에서 보려다 못 보고 말았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디비디가 출시되더군요. 수오 마사유키 감독 늠후 좋아합니다.
카세료가 아마도 착한 아가씨 배신때리던 역할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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