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지루박 그리고 DVD

일요일 낮에는 극장에 가는 법이 잘 없는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상영관의 한정성으로 밤에 보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주말 낮이라도 극장을 간다라는 대단한 결심을 하고 집을 나섰다.

종로 씨네코아는 그럭저럭 좋아하는 극장 중에 하나다.
볼만한 영화도 꽤 하는 편이고 의자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아서다.
사운드를 중시하는 영화라면 선택을 하지 않는 극장이지만 예전부터 종로 쪽으로 갈 일이 있을 땐 항상 이 극장을 이용했었다.

주로 밤늦게 세 좌석을 차지하고 보는 습관 때문인지
만원이 되다시피한 극장의 분위기는 답답하긴 하지만 또 한편으론 열정적인 기운도 느낀다.

개인적으로 최루성 드라마나 영화는 장 끌로드 반담의 영화만큼이나 싫어하는지라
혹시 그런 식이라면 낭패일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런 식이 아니라서 좋았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과 귀여운 외모가 덤으로 맘에 들었으니 이건 정말 ‘고마운 영화’다.

영화를 보고난 직후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머릿속에서 씹히는 영화들이 있다.
허진호의 <봄날은 간다>가 그랬고 <조제...>또한 벌써 그런 기미가 보인다.
벌써 되새김질 1기 상황 진입이다. 어이쿠...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뮤직랜드의 할인 프랭카드를 보고
땅바닥에 떨어진 폴라포 국물에 개미새끼 달려들 듯 대쉬해 버렸다.
종로에 오기 이전에 이미 강남에서 레코드가게와 서점을 들른 대다가
DVD의 경우 구매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조만간 지름신을 호출할 예정인지라 자제해야될 상황이었지만
혹시 또 모르니깐... 의 심정으로 ‘구경’했다.

DVD 할인 코너에서 눈에 띈 <동경이야기>..,.
내가 다섯발가락 안에 꼽는 정말 사랑하는 영화.
최근 유니원과 프리미어의 ‘쌩뚱 맞은’ 리핑판 동시발매로 조금 갈등했었지만
할인율이 더 세어지면 사는 거다, 표지만 훑어보는 거다라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뒤적거리는 순간,

덜컹!!!!!!!!!!!!!!

아이구야, 이게 뭐야?

놀랬잖아. 허락도 없이 이래도 되는 거야?

저 글...
내가 2004년 2월 7일 다다미 쇼트 기법으로 그림까지 그리며 포스팅 했던 내용 그대로....
여기

순간 놀라움과 함께 묘한 기분이 들었다.
출처를 표기하긴 했지만 상품에 남의 글을 저렇게 ‘허락 없이’ 인용해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저번의 오지명-권상우 기사 사건에도 귀찮아서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 건은 그 사건보다 훨씬 기분이 나쁘다.

이런 경우 대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거나 이러한 사안에 대해 아시는 분은 대처방안을 마련해 주면 고맙겠다.

그래도 내 글이 실린 게 신기해서 몇 개의 다른 타이틀과 함께 <동경이야기>, ‘기념’으로 사버렸다.....
그래도 용서는 절대 안돼! (버럭)

by 지루박 | 2004/11/08 00:50 | 울지마 영화 | 트랙백(1)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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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I got it at 2004/11/09 11:02

제목 : 비범한 아이로군
조제, 지루박 그리고 DVD다다미쇼트의 그림이며, 오즈 야스지로를 좋아하는 취향이라니......more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4/11/08 00:57
이 정도면 "고료" 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_-;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4/11/08 00:58
저는 이번 수요일에 "꼭" 보러갈 생각입니다...(강변 C.G.V요...)
Commented by 베레따 at 2004/11/08 01:46
고료를 줘야 마땅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쪽에서는 출처만 밝히면 된다고 생각했나보네요. 이렇게 불끈 하지만 법적 대응방법은 전혀 아는 바가 없으니,,지루박님께 실질적인 도움은 전혀 안되는군요.
Commented by 산산 at 2004/11/08 02:16
아...저도 일요일 오후에 종로에 있었는데 혹시 지루박님하고 스쳐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네요. ^_^
그건 그렇고 많이 놀라셨겠어요. 요즘 이렇게 허락없이 블로거들의 글을 도용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많이 눈에 띄네요.
Commented by purple at 2004/11/08 03:19
일단 점점 메이저급 선발투수가 되신 점 축하드리고요..
그쪽이 상업상의 이유로 도용한 것이니 지루박님이 소송걸면(사실 하긴 뭣하지만..-_-)가능할 듯 하네요.. 그쪽에 전화한통이라도 걸어 지루박님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느냐고 야단쳐도 될 것 같고..ㅎㅎ 여튼 ㅊㅋㅊㅋ
Commented by ken at 2004/11/08 03:33
저 같으면 아는 변호사에게 물어보겠어요. 혹 주변에 아는 법조계인물이 없으면, 또 시간이 지날수록 "화"가 "귀찮음"으로 슬슬 변하기 시작한다면, 그 여세를 몰아, 그 레코드회산지, 잡지산지에 전화를 걸어 기똥차게 화를 내고 고함을 질러, 꽁짜선물을 받아내겠어요. 최소한의 사죄로.
Commented by decca at 2004/11/08 09:31
저 정도면 날로 먹은 건데.. 소송절차를 밟을 만 한 일인데요. 출처 표기 정도가 저작권을 얻는 행위는 아니죠. 헌데 본격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치면 노력이나 비용에 비해 얻는 것은 소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라면 저 업체에 전화 정도 해서 몇 마디 해주겠어요.
Commented by 에쓰군 at 2004/11/08 09:41
허락도 없이 그러면 안되지요~ 그동안 가지고싶었던 DVD타이틀목록을 작성해서 조용히 보내보시는건-ㅁ-?
Commented by cyni*girl at 2004/11/08 11:00
잡지나 인터넷에 게재된 글에는 저작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요. 씨네21 기자인 친구의 글을 어떤 프리랜서가 그대로 카피한 적이 있었는데 '아무개가 이런 치사빤쓰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고발기사를 싣는 것 외에 다른 법적 제재를 가할 순 없었답니다.
다 유명세라 생각하시고 참으시지요. 끙;
*전 지난 주말 픽사의 야심작 'The Incredibles'를 봤는데 초강춥니다. 애니메이션의 핵심도 역시 잘짜여진 시나리오.
**홈피에 흔적은 안남겨도 가끔 놀러는 오는거죠? :)
Commented by fromto at 2004/11/08 14:01
정말 '쌩뚱'맞군요 =.= 제 지인의 경우를 말씀해 드리자면 무단으로 기사화한건 결국 죄가 안되더군요. (cyni*girl님 말처럼) 근데 이건 상업적인 용도로 쓰였으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해요..역시 세상 모든 일은 "그때그때 달라요.."
Commented by mahoyang at 2004/11/08 16:04
음...기대하고 있었는데 괜찮은가보군요.
주홍글씨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할텐데 -_ㅠ..
Commented by AMAGIN at 2004/11/08 17:39
수시로 저런 일이 생기니 원...갑갑하군요. 인터넷 상의 글 저작권이 없다시피한 세상이니... < 조제..>는 무척 끌리는 작품인데, 당췌 주변에서 상영관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혼자 가려니 심심하기도 하고.....)
Commented by 말쓰걸 at 2004/11/08 18:52
잡지계에 몸담고 있는 저의 상식으로, 저런 건 거의 무단도용인데요. 출처를 밝혀도 본인에게 허락을 받아야하는 건 당연하죠. 꼭 따지세요. 요즘에 영화 마케팅하는 분들이 영화 게시판에서 마구 리뷰를 긁어다 사용하는 추세가 이렇게 왜곡되는 것 같네요.
Commented by EYES at 2004/11/08 20:04
엉뚱하면서 당돌한 상상력 뭉치 조제와 여전히 잘생긴 쓰마부키 사토시 만세!!!
그리고 이곳 저곳을 넘나들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지루박님 유후~!

(연락을 취하셔서 분명 응당한 사과를 받아내세요...
지루박님 블러그까지 알면서 아무런 한마디도 남기지 않았다는건 말이 안돼욧!)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08 20:46
꿈의대화님// 평일에 극장 갈 수 있는 분들이 젤로 부러워요. 원주도 극장이 있을 법한데..눈에 안띄네요.
베레따님// 그래도 출처라도 밝힌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뇨, 베레따님 답글이 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산산님//오..종로에 계셨군요. 어두운 표정으로 혼자 걸어가던 사람이 저였어요!!
purple님//메이저 선발투수가 아니라 거의 부정명단에 오른 선수가 되어버렸어요. 소송은 너무 거하고..다른식의 방법이 역시 좋겠어요. 전화로 땍땍거리기라던가..
ken님// 아는 변호사가 없으쓰..저도 그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또 하루가 지나니 기력이 떨어집니다.
decca님// 역시 전화로 한소리 들려주는게 최상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댓가를 얻어내는 일이 중요한데..
에쓰군님// 그 방법! 어색하지 않게 획득할 수 있어야 되는데 작전을 잘 세워야 겠어요.
cyni*girl님// 인크레더블스가 흥행성적에 비해 평이 아주 좋군요. 혹자는 픽사최고의 기술에 아이언자이언츠의 스토리다..라고 하던데. 홈피는 요.. 하루에 3~4번은 출입하고 하고 있습니다. 흔적만 안남길뿐!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08 20:46
fromto님// 으하하~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메디예요. 그때그때 달라요~ 여하튼 옙! 잘 싸워보겠습니다! (용기백배)
mahoyang님// 주홍글씨가 영 반응이 안좋더군요. 큰 기대는 마시고 보시면 꽤 재밌는 영화 같아요. 조제~
AMAGIN님// 조제...의 경우 서울 몇개관에서만 개봉하는 것 같더군요. 지방 사람들 기차타고 올라와서 보고 간대나..여하튼 영양가 없는 멀티후렉쓰는 너무 싫어요..
말쓰걸님// 흐흑..말쓰걸님.고마워요. 내일은 힘들것 같고..수요일쯤 '유니원'의 전화 번호를 알아내서 한 지랄 해야 할 것 같아요.
EYES님// 인기몰이라뇨..가당찮은 말씀이세욧. 맨날 무단도용 당하고 딱히 영양가 있는 일은 하나도 없어요..흙. 네, 사과 꼭 받아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격려에 용기와 자신을 얻었습니다.
우리사회의 부당하고 부정한 일련의 행위들에 일침을 가하는 차원에서 불의에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우워~
Commented by nipple at 2004/11/08 21:25
와 저도 씨네코아에서 일요일 조조로 봤는데.
조금만 늦게 봤어도 뵐뻔 했네요 호홋.

아흥 인기쟁이 지루박님.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08 21:59
nipple님// 부지런쟁이 아침형사람 nipple님. 어떻게 일요일 아침에 조조를 볼 수가 있는거죠? 전 일어나면 맨날 '전국노래자랑'인데...부럽..
Commented by 푸무클 at 2004/11/09 08:34
저 글귀를 보는 순간...정말 가슴이 덜컹~! 하셨겠어요.
저 같았어도..아찔.. 당황.. 덜컹...
그러다가..슬슬 화가 났을 듯;; -ㅈ-//

혼내주세요..떼찌!
Commented by kyle at 2004/11/09 12:48
지루박님의 이글루가 그만큼 널리 사랑받는다, 라는 생각으로
넘어갈 수 없는 일이네요. 지루박님도 마이너 소재의 잡담글만
올리셔야하는가! (써넣고 보니 비참.. T.T)
Commented by Lucifer at 2004/11/10 17:44
음, 확실히 저 사람들 사상에 문제가 있네요. 버젓이 출처를 적어놓은 것을 보아, 출처만 밝히면 되지, 뭐. 하고 생각했었나봐요.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면 하는게 좋겠지요. 모범적인 사례가 될 테니까 말이죠.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쪽에 전화해서 사과조로 디비디 몇장이라도...(갑자기 모드 돌변;;)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10 20:11
푸무클님// 하하 '떼찌' 좋았습니다. 네, 처음엔 두둥수준에서 두근두근.. 출렁출렁하다가 으윽...하게 되는 장거리 달리기의 심장박동 수순을 밟아버렸어요. 나중엔 머리에서 작전이 쉬익쉬익~
kyle님// 널리 사랑받지 못하는 건 제 방문자 통계를 보면서 매일 절감하고 있어요. ^^ 좀 더 격조와 품위를 갖춘 포스팅을 해야 되는데 어쩌다 진지한 글을 쓰면 저렇게 무단도용을 당하네요. 히힛.
Lucifer님// 법적인 절차로 가는 것 보다 저도 후자쪽으로 힘을 모아보려구요..흐흠, 이러면 안되는데...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1/11 03:46
저 짓을 한 곳이 유니원인가요? 그 곳에서 무단인용을 하고 싶을만한 괜찮은 기사를 가끔이라도 쓴다면 복수하기 쉽겠습니다만, 별로 그럴것 같지 않군요. 저런...

그리고 링크 신고합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11 21:20
A-typical님// 네, 유니원꺼요. 유니원이 크라이테리언소스 리핑이라더군요. 링크 고맙습니다. A-typical 이글루도 잘봤습니다. 글 너무 잘쓰시네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1/11 22:04
지루박님//접대성 멘트까지... 감사합니다. 역시 팀을 이끌어나가는 비지니스맨은 멋지군요.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12 11:03
A-typical 님// 접대성멘트 아니예요. 정말 글 잘쓰시는데요. 한참 재미있게 봤다니깐요. 저도 링크신고!
Commented by sage at 2004/11/16 01:19
유명세를 너무 타시다보니.. ^^
근데 정말 이렇게 막 인용해도 되는건지.. 사과는 받아내셨나요? ^^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4/11/16 20:14
sage님// 유명세가 아니라 저 제작사에서 '동경이야기'를 검색하다가 걸려든게 제 글이었겠죠. 의외로 동경이야기에 대한 정보가 잘 없거든요. 그나저나 유니원에다 전화해서 고함을 한번 질러야 되는데 시간이 잘 안 나네요..(좌절)전화번호도 아직 모르겠고...
Commented by 언더바 at 2006/04/17 23:16
새 포스팅이 없으니 다시 복습모드로^^
바쁜 봄날인가봐요 그쥬..친한척 ㅠ.ㅠ
조제..2004년이니 이제는 씹히다가 가루가 되어 가물거리겠지요
참 솔직한 영화라는..제게도 한참 씹히는 영화였습니다.
체질적으로 ㅉㅂㄹ 문화를 거부하고 싫어하는 편이라 애써 외면하는편인데
"조제.."는 두번을 봤습니다...다섯번정도 본 애니 "반딧불의 묘"를 제외하고 유일한 기록입죠
이너넷에서 다운받아 한번 - 자막파일이 없었습니다 OTL
비됴로 한번 ...
걍 문득 그 정직하고 솔직한 영화의 몇장면이 떠올라서..인사 남깁니다.
Commented by 지루박 at 2006/04/18 08:54
언더바님/ 전 저때 한번 보고 나서 아직 다시 보질 못했어요.
그냥 좋았다는 느낌을 계속 갖고 있는게 좋아요. 그래서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라도 2번 이상 보는 경우가 드뭅니다.

친한척이 아니라 친한거죠. 자주 들리고 있어요. 사진찍는 실력과 선곡력에는 언제나 감탄합니다. 언더바님의 블로근 앨범 몇개 질러버릴까 자극을 주는 블로그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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